차범근, "안정환은 처진 스트라이커가 제격"
OSEN 기자
발행 2007.01.10 13: 08

"한국을 대표하는 공격수가 6개월 동안 소속팀 없이 방황하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안정환의 영입은 수원뿐만 아니라 K리그를 위해서도 잘된 일이다".
수원 삼성의 차범근 감독이 올 시즌 안정환(31) 활용 계획을 밝히며 영입 배경까지 설명했다.
차 감독은 10일 수원 월드컵 경기장에서 가진 안정환 입단 기자회견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가 6개월 동안 소속팀 없이 방황하는 모습이 안타까웠지만 수원이 필요로 하는 포지션을 소화하는 선수이기 때문에 우리 팀은 물론이고 K리그를 위해 영입했다"며 "6개월의 공백이 있지만 기술과 경험이 풍부해 복귀 시점을 최대한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차 감독은 "시즌 개막까지 8주 밖에 시간이 없어 충분하지 않지만 전문 재활코치의 도움을 받아 노력한다면 90분 풀타임은 어렵겠지만 후반 분위기를 바꾸는 조커로는 개막전부터 출전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여 안정환의 조기 투입을 시사했다.
또 차 감독은 "지난 시즌 훌륭한 선수들을 보유하고도 '마지막 점'을 찍지 못해 아쉬웠는데 안정환은 그 점을 찍기 위해 다른 선수들과 충분히 잘해줄 수 있는 선수여서 구단에 적극적으로 요청했다"며 "전방에 세울지, 2선에 세울지는 앞으로 훈련 모습과 상태를 보고 결정하겠지만 전방보다는 원톱의 뒤를 지원하는 처진 스트라이커로 기용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안정환과 함께 박성배, 배기종 등 공격수 및 공격형 미드필더를 영입한 것에 대해 차 감독은 "2007 시즌을 준비하면서 공격의 부족을 해결해야 한다고 결심했다"며 "수비나 허리의 보강은 급하지 않지만 중앙 수비수와 수비형 미드필더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선수를 알아보고 있다. 염두에 두고 있는 선수도 있다"고 전해 추가 영입이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한편 최근 핌 베어벡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의 차출 문제에 대해 차 감독 역시 입을 열었다. 차 감독은 "시대도 많이 바뀌었으니 규정도 변화해야 하며 대표팀과 K리그 모두 상생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며 "예전에는 대표팀 차출로 40일 이상 함께 훈련하지 못했다가 소속팀에서 1주일 정도 호흡을 맞추는 경우도 있었다"고 밝혔다.
차 감독은 또 "일방적으로 대표팀에 무게를 실을 수 없지만 내가 대표팀 감독이라도 선수들과 오랫동안 훈련하고 싶을 것"이라며 "베어벡 감독의 입장을 십분 이해한다. 다만 대한축구협회와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조율이 잘 됐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밖에 FC 서울의 새로운 사령탑이 된 세뇰 귀네슈 감독을 비롯해 외국인 지도자가 K리그에 진출하고 있는 것에 대해 차 감독은 "다른 나라의 축구를 경험한 감독이 선수들을 지도하는 것은 한국 축구 전체의 발전을 위해 도움이 되는 등 긍정적인 면이 있다"면서도 "그러나 국내 지도자가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드는 데다 외국인들이 한국 감독들보다 눈에 띄게 훌륭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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