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고참 선수들에 대한 배려는 없다”. 강병철(61) 감독이 무한 경쟁체제를 선언했다.
롯데 자이언츠 선수단은 지난 8일부터 함께모여 겨울철 체력훈련을 시작했다. 스프링트레이닝에 대비한 체력단련을 위한 소집훈련이다.
강병철 감독은 훈련에 앞서 “작년에는 고참이나 주장이라는 이유로 경기출장을 ‘배려’했지만 올해는 그런 일이 결코 없을 것”이라고 밝히며 선수단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강 감독이 이처럼 강력한 발언을 한 배경은 올해가 그의 계약기간 마지막 해라는 점을 우선 들 수 있다.
1983년 시즌 중반 감독대행으로 롯데 지휘봉을 잡았던 강 감독은 1984년부터 86년까지, 1990년부터 93년까지 두 차례의 감독 재임기간 동안 84년과 92년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궈냈고 SK 와이번스 초대(2000년~ 2002년) 감독을 거쳐 작년에 친정 롯데 사령탑으로 복귀했다.
롯데는 2006시즌에 이대호가 타격 3관왕을 달성하긴 했지만 노장진의 전력 이탈, 에이스 손민한의 부상, 정수근의 부조 등이 겹쳐 팀 전력의 부조화로 7위에 그쳤다. 강 감독이 올 시즌을 앞두고 무차별 경쟁을 독려하고 있는 것은 지난 해의 실패를 되풀이 하지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자칫 계약기간 마지막해에 흔히 일어나기 쉬운 지도력 누수현상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강 감독은 “어차피 계약기간이 올해로 끝난다. 작년처럼 주장인 손인호나 톱타자인 정수근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기용하던 우를 범하지 않겠다”며 “그럴바에는 차라리 젊은 선수들을 육성하는 게 낫다”고 결연한 어조로 말했다. 팀 분위기를 해치는 일부 고참급 선수들에게 날리는 경고장이기도 하다.
강 감독은 반면 열심히 하는 선수들에 대해서는 전폭적인 신뢰감을 나타냈다. “이대호는 성격도 좋고 아주 성실한 선수이다. 올해도 4번타자로 중심을 잡고 3번이나 5번에 호세를 배치, 팀 타선을 이끌겠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올해 프로야구는 강병철 감독을 비롯 김성근(65) SK 와이번스, 김인식(60) 한화 이글스 감독 등 ‘60대 노장 트로이카’ 감독들의 경쟁도 하나의 관전포인트다.
계약기간 마지막해, ‘마음을 비운’ 강병철 감독의 롯데 재건 기치가 펄럭이고 있다. 롯데의 성적은 올해 프로야구 흥행을 좌우할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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