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가사와라-이승엽의 'OL포'가 일본 야구사에 있어 어느 위치를 차지할까.
4년 연속 우승 실패, 2년 연속 B클래스(리그 4위 이하)로 몰락한 요미우리는 '명문'의 지위를 되찾기 위해 이번 겨울 대대적인 팀 혁신을 가했다. 그러나 FA 투수 가도쿠라 영입 이외에 마운드 보강은 돋보이지 않는다. 대신 구도(요코하마행) 구와타(피츠버그행)는 팀을 떠났다.
객관적 정황에 미뤄볼 때 타력으로 승부를 걸어야 할 판이다. 이는 곧 4년 연장 계약한 4번 이승엽과 퍼시픽리그 MVP 출신 영입파 3번 오가사와라에 팀의 명운이 걸려있다는 의미다. 물론 이들 외에 요미우리는 다니 홀린스 곤살레스 등을 가세시켰지만 '어찌될지 모르는' 타자들이다.
역대 일본 프로야구에서 최강의 팀으로 거론되는 팀은 대부분 당대 최강의 3~4번 콤비네이션을 갖추고 있었다. 요미우리는 V9(9년 연속 일본시리즈 우승)시절 전설의 'ON포(왕정치-나가시마)'를 보유했다. 세이부는 3년 연속 일본시리즈 우승을 2차례에 걸쳐 이뤘던 '황금시대'에 'AK포(아키야마-기요하라)를 거느렸다.
이밖에 '역사상 가장 화력있는 야구를 선보였다'는 평을 듣는 1985년 한신에는 'BK포(바스-가케후)'가 있었다. 히로시마 역시 전성기 시절에는 기누가사와 야마모토 '쌍포'가 존재했기에 5차례의 센트럴리그 우승을 해낼 수 있었다.
40홈런-100타점 타자 이승엽과 퍼시픽리그 홈런-타점왕 오가사와라가 ON포-MK(마쓰이-기요하라)포를 계승하는 공포의 타선라인을 형성하지 않는 한 요미우리 우승은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머니 무덤에 우승을 바치겠다"고 맹세한 이승엽이 발인 후 곧바로 방망이를 잡은 것도 이를 인식하고 있어서일 터이다.
sgoi@osen.co.kr
오가사와라-이승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