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28, 포항)이 유럽 진출을 위해 칼을 빼들었다. 바로 팀 훈련에 불참하고 1월 말까지 독자 행보를 걷겠다는 것. 이를 위해 포항 스틸러스도 이동국의 '외도'를 양해해 준 상태다.
포항의 관계자는 10일 "오늘부터 송라 클럽하우스에서 시작되는 동계 훈련에 이동국은 불참한다" 며 "클럽도 이동국의 사정을 이해하고 개인 훈련을 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고 밝혔다.
이처럼 이동국이 독자행동을 하면서까지 유럽 진출 의지를 강하게 표명하고 있는 것은 이번이 유럽 클럽들에게 얼굴을 알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동국의 이번 겨울 유럽 진출이 그리 쉬워 보이지는 않는다.
우선 유럽 시장에서 이동국은 널리 알려진 선수는 아니다. 98년 프랑스 월드컵 이후 2번의 월드컵에서 출전 엔트리에 들지 못했던 그는 지난 2000년 아시안컵 득점왕이 국제 무대에서 거둔 유일한 성적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이동국에게는 6년 전인 지난 2001년 베르더 브레멘에서 실패했다는 꼬리표가 달려있어 유럽 진출의 큰 장애물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이동국은 우선 겨울 이적 시장에서 당장 주전으로 뛸 수 있는 작은 클럽으로 이적하거나 겨울에 얼굴을 알린 후 여름에 있을 AFC 아시안컵 이후를 노릴 것으로 보인다. 유럽의 스카우트들이 아시아 스타 선수들의 각축장이 될 아시안컵을 찾게 된다.
따라서 겨울 이적 시장에서 얼굴을 알린 이동국이 아시안컵에서 맹활약한다면 그만큼 유럽 진출 가능성도 높아지는 것이다.
유럽 진출이라는 자신의 꿈을 위해 과감히 '외도'를 선택한 이동국. 과연 그의 꿈이 이루어질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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