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의 품'에서 마지막 비상을 노린다.
LG의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투수 진필중(35)과 내야수 마해영(37)이 FA 계약 마지막 해를 맞았다. 두 선수는 FA의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고스란히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들로 꼽힌다. 본인들은 억울한 점도 많았겠지만 무엇보다 몸값 만큼의 성적을 내지 못했기 때문에 비난과 수모를 고스란히 당해야 했다.
진필중은 KIA 시절인 지난 2003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취득해 30억 원을 받고 LG 유니폼을 입었다. LG 3년 동안 3승 15세이브 14패의 저조한 성적을 남겼다. 이적 첫 해 이순철 감독이 믿고 마무리 투수로 내보냈지만 성적을 내지 못했고 이후 선발 미들맨 등 각종 보직을 전전했다.
마해영은 2003 시즌 후 삼성의 둥지를 벗어나 FA 선수로 28억 원을 받고 KIA에 입단했다. 그러나 2년 간의 부진 끝에 2005시즌을 마치고 LG로 트레이드 됐다. 마해영은 3년 동안 평균타율 2할7푼3리, 28홈런, 159타점의 성적이다. 타율은 기본은 했지만 연평균 10개의 홈런을 치지 못했고 60타점이 미치지 못하는 생산 능력을 보여주었다. 전혀 중심타자가 되지 못했다는 말이다.
게다가 진필중이 만 35살이고 마해영은 37살이 됐다. 이런 두 선수에게 '여우' 김재박 신임 감독은 어떤 기대를 걸고 있을까. 김 감독은 일단 두 선수를 따뜻하게 안아주는 자세를 취했다. 감독 부임과 함께 이미 방출예고 통보를 받은 마해영을 구제했다. 진필중 역시 올해 자기 몫을 해줄 것으로 믿는다는 의중을 보여주었다.
김 감독은 진필중은 중간계투, 마해영은 중심타선 언저리에서 활약해주기를 기대하다. 지난 9일 훈련에 앞서 김 감독은 팀 현실과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이들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겠다는 의중을 드러냈다.
'FA 문제아'로 낙인 찍힌 마해영과 진필중 콤비가 김재박 감독의 품에서 재기의 나래를 펼 수 있기를 기대하는 팬들이 많을 것이다. 만일 이들이 재기의 날개짓을 해준다면 LG의 비상에 더 없이 강력한 추진력을 얻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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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해영-진필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