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운아' 이대진, "1년만 잘되면 미련없이 옷 벗겠다"
OSEN 기자
발행 2007.01.10 15: 57

[OSEN=광주, 이선호기자] "1년만 잘하면 미련없이 옷 벗겠다".
'오뚝이' 인생을 살고 있는 KIA 투수 이대진(33)이 자신의 은퇴를 걸고 벼랑 끝 승부를 선언했다. 이대진은 10일 광주구장에서 훈련을 마친 뒤 "올해는 어느 해보다도 기분 좋은 상태에서 시작하는 것 같다"며 "더도 없이 딱 1년만 잘하고 그만 두었으면 좋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대진이 밝힌 좋은 징조는 여러 가지다. 우선 4년 만에 스프링캠프에 참가한다. 이대진은 12일 출발하는 투수들로 구성된 괌 전지훈련 명단에 포함됐다. 지난 2003년 하와이 전지훈련을 끝으로 부상이 재발되는 통에 지난해까지 스프링캠프에 참가하지 못했다.
스프링캠프에 가세한다는 것은 정상 훈련을 모두 소화할 수 있다는 말이다. 정상적인 피칭도 가능하고 체력훈련, 수비훈련 등 기술훈련도 모두 하게 된다. 매년 광주구장에 남어 지겨운 재활 프로그램만 반복했던 터라 이번 스프링캠프의 의미는 각별하다.
이대진은 지난 가을 남해캠프부터 볼을 던졌다. 그만큼 고질적인 어깨 통증은 완전히 사라졌다고 볼 수 있다. 이대진은 "가을 캠프부터 볼은 충분히 던졌다. 결혼 때문에 좀 쉬긴 했지만 정상적인 훈련을 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더욱 기분좋은 일이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 12월 초 결혼식을 올린 신부 김지영 씨가 벌써(?) 임신 4개월로 오는 7월 초 출산을 앞두고 있다. 쌍춘년에 결혼에 골인하고 황금돼지해를 맞아 자신의 2세를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기쁨과 책임이 동시에 이대진의 어깨에 있는 셈이다.
이대진은 광주구장 라커룸에서 유난히 기분좋게 전훈 짐가방을 꾸리면서 "느낌에 아들인 것 같은데 올해는 무조건 잘해야 된다"고 밝은 웃음을 지어 보였다. 이어 이대진은 "올해는 아프더라도 원없이 던지겠다. 단 1년만이라도 잘 되면 미련없이 옷을 벗겠다. 유종의 미를 거둬야 되지 않겠는가"라고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sunn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