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로 상태 좋은' 안정환, 개막전 투입 가능성
OSEN 기자
발행 2007.01.10 17: 16

드디어 반 년 만에 '무적' 상태에서 벗어난 안정환(31, 수원 삼성)이 언제 그라운드에 첫 모습을 드러낼 수 있게 될까. 일단 차범근 수원 감독은 "시즌 개막전부터"라는 목표를 세웠다.
차범근 감독은 10일 수원 월드컵 경기장에서 가진 안정환 입단 기자회견 자리에서 "안정환이 6개월 동안 공백이 있었던 데다 시즌 개막은 8주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에 초반부터 90분 풀타임을 소화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하면서도 "그러나 후반 조커라면 시즌 개막전부터 뛸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동안 안정환이 6개월 동안 소속팀 없이 개인 훈련을 해왔기 때문에 체력이나 경기력 면에서 의문 부호가 달려있었던 것이 사실이지만 의외로 안정환의 체력 상태가 괜찮은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결국 조금만 체력을 더 가다듬고 경기력만 끌어올린다면 경기의 흐름을 단번에 바꿔놓을 수 있는 조커 요원으로 일단 효용 가치가 있음을 인정받은 셈이다.
안정환은 입단 기자회견을 끝내자마자 곧바로 수원 구단 클럽하우스 전용 훈련구장으로 자리를 옮겨 이관우, 백지훈, 김대의 등 기존 선수와 함께 체력 및 트래핑, 볼 감각 가다듬기 등 여러 훈련을 훌륭히 소화해내 지난 6개월 동안 개인 훈련을 충실히 했음을 스스로 입증했고 이를 지켜보는 차범근 감독 역시 흡족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그동안 수원은 스타급 선수들을 대거 보유하고도 마지막 한 방을 해줄 수 있는 '킬러'가 없었기 때문에 무승부를 승리로 만들거나 패배 위기를 무승부로 바꿔놓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로 인해 지난 2006 시즌 정규리그 전기리그에서는 상위권까지 치고 올라갔다가 미끄럼틀을 탔고 그 부진은 삼성 하우젠컵까지 이어졌다. 또 후기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하긴 했지만 챔피언결정전에서는 성남에 먼저 선제골을 내준 뒤 따라가는 힘을 발휘하지 못하기도 했다.
그러나 안정환의 영입은 수원에게 있어서 여러 모로 큰 힘이다. 그동안 안정환이 보여줬던 '킬러 본능'은 대표팀 선수들 중에서도 손꼽힐 만하다. 2002 한일 월드컵 미국과의 경기에서도 헤딩으로 대표팀을 패배의 위기에서 구해냈고 이탈리아와의 16강전에서는 골든골을 넣으며 8강으로 견인하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토고와의 2006 독일 월드컵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는 이천수의 동점골에 이어 결승골을 터뜨리며 환호를 지르기도 했다.
게다가 수원은 샤샤, 산드로, 나드손 등으로 대표되는 대형 용병 공격수를 보유하긴 했지만 제대로 된 토종 킬러를 보유한 적은 없다. 황선홍이 잠시 거쳐가긴 했지만 시간이 너무 짧았고 박건하, 서정원, 김대의 등도 뛰었지만 강력한 득점력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그나마 '작은 황새' 조재진이 있었지만 상무 제대 후 얼마 지나지 않아 J리그로 무대를 옮겼다.
안정환의 영입은 취약한 공격력 보강뿐만 아니라 그토록 바래왔던 스타급 토종 공격수를 데려왔다는 점에서 수원뿐만 아니라 K리그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게 됐다. 수원으로서는 '일석이조'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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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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