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싹쓸이' 수원, 올 시즌 평정할까?
OSEN 기자
발행 2007.01.11 08: 35

겨울 이적시장에서 안정환, 배기종, 박성배, 최성환 등을 영입하며 전력을 급강화한 수원 삼성. 막강한 재력을 바탕으로 국가대표급의 진용을 구축한 수원이 올 시즌 K리그를 평정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선 선수들의 이름값만으로는 수원을 능가할 수 있는 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유일하게 견주어볼 수 있는 팀이 지난 시즌 리그 우승팀인 성남 일화다. 하지만 성남은 아직까지 겨울 이적시장에서 이렇다 할 행보를 보이지 않고 있다. 분명 성남이 AFC 챔피언스리그와 피스컵 등 올 시즌 많은 대회를 앞두고 있어 선수 영입이 필요하지만 아직까지는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같은 수도권 팀으로 여러가지 면에서 라이벌 의식을 느끼고 있는 FC 서울 역시 선수 영입면에서는 수원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서울은 거액을 들여 선수를 영입하는 것보다 세뇰 귀네슈라는 세계적인 명장을 영입해 장기적인 팀 발전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렇듯 수원은 이적 시장에서 다른 팀들을 압도하며 한국 최고의 선수들을 영입에 힘쓰고 있지만 올 시즌 네 번째 우승이 그리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야구 농구에서는 삼성이 재력을 이용해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그러나 축구는 변수가 많은 종목이다.
능력있는 선수들간의 조합이 꼭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은 아니다는 것을 많이 봐왔다. '지구 방위대' 라고 불리는 레알 마드리드도 우승과는 큰 인연이 없었다. 안드리 셰브첸코와 미하엘 발락을 영입하며 최강 진용을 갖춘 첼시 역시 최근 부진한 모습이다. 이는 최고 스타들로 구성되어 있어 선수들간 융화가 어려웠기 때문. 따라서 팀을 책임지고 있는 감독의 역할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이런 점에서 봤을 때 차범근 감독의 어깨는 더욱 무겁다. 구단의 아낌없는 지원에도 불구하고 만족할 만한 성적을 내지 못할 경우 그 부담은 가중될 수 밖에 없다. 특히 지난 시즌 우승의 문턱에서 고배를 마신 이후 서포터들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기도 한 그이기에 이번 시즌 성적이 상당히 중요할 수 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차 감독의 장점이 발휘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차 감독은 스타 선수들을 한꺼번에 휘어잡을 수 있는 카리스마 있는 감독으로 유명하다. 특히 그의 선수 시절 화려한 명성은 선수들에게 큰 존경의 대상이 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스타 선수들을 제어하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경기에서 시도한 전술적인 변화가 번번이 실패했다는 것이 차감독의 아킬레스건.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2차전과 FA컵 결승에서 시도했던 전술적 변화는 결과적으로 상대를 너무 의식해 자신들의 장점을 죽인 것이었다.
올 겨울 주요 선수들을 싹쓸이하면서 리그 우승을 노리는 수원 삼성. 과연 이들이 K리그에서 최고의 팀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bbadagun@osen.co.kr
지난 10일 수원 훈련에 처음 참가, 역시 새로 가세한 박성배(오른쪽)과 나란히 달리고 있는 안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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