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매출이 14조 원이었고, 이 중 순이익이 1조는 될 겁니다".
지난 10일 기자들과 만난 김진 두산 베어스 사장은 "올해로 두산이 창립 111주년이 됐다. 맥주 등 소비재 사업에서 (부가가치가 큰) 중공업 쪽으로 주력 사업이 옮겨가니 이익도 커졌다"라고 말했다. 그룹 홍보 총괄자답게 김 사장은 두산이 한국중공업(현 두산중공업)을 인수할 때를 회상하며 "당시 시가보다 2.2배 높은 주가로 인수했다. 그 때가 IMF 시절이었음을 고려하면 큰 리스크를 감수한 투자"라고 언급했다.
김 사장은 당시 시가와 매입주가를 10원 단위까지 기억하고 있었는데 "알짜기업 OB 맥주를 팔아서 인수한 것"이라고 강조, '싸게 산 것 아니냐'는 세간의 평에 정색을 했다. 이어 김 사장은 "(이제 두산 그룹의 위상이나 이익을 생각할 때) 야구팬들이 두산에 대해 갖고 있던 인식을 바꿔나가겠다"고 밝혔다.
즉 그동안 내실 경영에 치중했다면 이제는 '쓸 때는 화끈하게 쓰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 차원에서 두산이 최근 김선우(샌프란시스코)와 협상에서 4년 45억 원을 베팅할 수 있었던 점도 이해가 간다. 당시 이 파격 베팅은 타 구단들을 놀래킬 정도였고 '두산이 달라졌다'는 것을 홍보한 계기가 됐다.
이에 관해 김 사장은 박명환(4년 40억 원 LG행)에 대해서는 "자금이 모자라서가 박명환의 마음이 떠나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김선우 영입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니고 김동주-홍성흔 등 FA 선수가 줄줄이 나오지만 두산이 예전처럼 쉽사리 선수를 단념하지는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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