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빠진 K리그의 중흥을 위해 프로 구단들의 스타 마케팅이 본격적으로 재개됐다.
지난 2005 시즌 한 차례 K리그 그라운드를 휩쓸었던 '박주영(22, FC 서울) 돌풍'이 지난해 한 순간에 사그러든 가운데 구단들이 안정환(31, 수원 삼성)과 고종수(29, 대전) 등 1990년대 중반의 스타들을 영입하고 외국인 명장을 사령탑으로 선임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왕년의 스타급 선수와 외국인 명장을 데려온 것 자체가 올 시즌 성적을 끌어올리기 위한 것이지만 K리그 흥행에 결정적인 도움을 준다는 점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수원은 6개월 동안 무적 상태로 있었던 안정환이 들어오면서 취약했던 공격을 보강함과 동시에 '스타 군단'이라는 명성을 다시 확인하게 됐다. 월드컵에 두 차례나 출전하며 결정적인 순간마다 한국 월드컵 도전사를 새로 쓰는 골을 터뜨렸던 안정환의 영입은 확실한 킬러가 없었던 수원에 '천군만마'같은 존재가 아닐 수 없다. 물론 소속팀 없이 방황했던 6개월 동안의 공백을 시즌 개막 직전까지 메울 수 있을 때 얘기다.
특히 수원 구단측도 "좋은 선수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영입해 관중 동원에 힘써야하는 것이 프로 구단의 임무"라는 말로 안정환의 영입이 스타 마케팅의 일환인 점을 굳이 부인하지 않았다. 안정환의 영입 소식에 벌써부터 수원의 시즌 티켓권 판매량이 급속도로 불었다는 소식이다.
또한 수원은 이미 지난 시즌 영입한 이관우 백지훈을 비롯해 송종국, 김남일까지 '미남스타 군단'의 면모를 갖춰 관중들의 폭발적인 증가가 기대된다.
2005년 박주영 신드롬으로 재미를 봤던 서울은 터키를 2002 한일 월드컵 3위로 이끌었던 세뇰 귀네슈 감독을 새로운 사령탑으로 임명하면서 역시 스타 마케팅에 들어갔다. 귀네슈 감독이 터키 대표팀에서 경질됐고 터키 트라브존스포르와도 좋지 않은 모습으로 헤어졌지만 2002년 유럽축구연맹(UEFA) 감독상을 받은 명장으로 세계적인 명성은 여전하다.
또 대전도 2년만에 그라운드에 복귀하는 고종수에게 에이스를 뜻하는 10번을 내주면서 성공적인 재기를 기대하는 모습이다. 안정환보다 훨씬 오랫동안 그라운드를 떠나 개인훈련만을 해왔던 고종수가 얼마나 빨리 재기에 성공해 그라운드에 복귀하느냐가 중요하지만 예전에 보여줬던 기량을 되찾을 경우 스타가 없는 구단에 힘이 되어줄 전망이다.
이밖에 부산은 본격적인 시즌을 맞이하는 앤디 에글리 감독이 일찌감치 관중 동원을 위해 직접 팬들을 찾는가 하면 안영학과 재계약하며 떨어진 축구인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애쓰는 등 K리그 구단들이 벌써부터 관중몰이에 몰두하고 있는 모습이다.
tankpark@osen.co.kr
안정환-고종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