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년 동안 소속팀 없이 개인훈련만 해왔던 '반지의 제왕' 안정환(31)이 수원 삼성의 푸른 유니폼을 입으면서 수원과 국내 복귀파와의 인연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홍명보(38) 대표팀 코치가 일본에서 활약한 뒤 원 소속팀인 포항으로 돌아갔고 '투르크 전사' 이을용(32)이 FC 서울에 몸담고 있지만 해외에서 활약했던 한국 선수들이 K리그 무대로 복귀하면 대부분 수원으로 발걸음이 향하고 있다.
국내 복귀파와 수원의 첫 인연은 19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안양 LG(현 FC 서울)를 떠나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활약했던 서정원(37, SV 리트)이 K리그로 돌아올 때 새 둥지를 튼 곳이 바로 수원이었다.
당시 안양은 서정원이 국내 복귀땐 원 소속팀으로 돌아온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법적 소송에 들어갔고 이 일은 결국 수원과 안양이 앙숙이 되는 결과를 낳았다. 결국 K리그에서 처음 몸담았던 안양보다 수원에서 치른 경기가 더 많은 서정원은 수원서 활약한 지난 1999년부터 2004년까지 두 차례 우승을 이끌었다.
황선홍(39) 전 전남 코치도 포항에서 뛰다가 J리그로 건너간 뒤 수원을 통해 다시 K리그로 돌아왔다. 1993년부터 1998년 7월까지 포항에서 활약했던 황선홍은 1998년 8월 세레소 오사카로 이적해 1999년 12월까지 활약했다.
세레소 오사카를 나와 수원으로 온 황선홍은 하지만 2000년 고작 1경기만을 뛴 뒤 다시 J리그 가시와 레이솔로 돌아가기도 했다. 2002년 8월까지 가시와에서 뛴 황선홍은 2002년 10월 전남으로 복귀했지만 곧 은퇴했다.
현재 수원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김남일(30)과 송종국(27)도 국내 복귀파다. 전남에서 활약하던 김남일은 2002 한일 월드컵에서 보여준 기량을 바탕으로 엑셀시오르(네덜란드)로 갔지만 4개월 만에 친정팀인 전남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김남일은 부상으로 2004년 10경기에만 뛴 뒤 2005년 수원으로 건너갔다.
또 부산을 떠나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 명문 페예노르트 로테르담에서 활약했던 송종국 역시 2005년 수원을 통해 K리그에 복귀했고 이젠 이탈리아 세리에 A와 J리그, 프랑스 리그 1, 독일 분데스리가까지 해외 4개 리그 팀에서 뛰었던 안정환 역시 수원에 입단하면서 99년 이후 8년 만에 K리그 무대를 밟게 됐다.
수원이 국내 복귀파를 잡는 이유는 간단하다. 이미 검증된 선수 기량을 바탕으로 팀 전력을 끌어올림과 동시에 스타급 선수들의 인기를 바탕으로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관중을 끌어모으기 위해서다.
또 해외에서 뛴 선수들 역시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는 수원에 매력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결국 구단과 선수의 이해가 맞아떨어지며 수원은 매우 짧은 시간에 K리그를 대표하는 '스타 군단', '명문 구단'으로 발돋움했다.
현재 수원은 대표팀 중앙수비 요원 김진규(22, 주빌로 이와타)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김진규가 K리그로 돌아올 때는 전남과 먼저 협상해야 하지만 전남이 몸값이 올라간 김진규를 만족시킬 수 있을지 의문이다.
전남이 김진규를 놓칠 경우 수원이 잡을 가능성이 높아 다시 한 번 국내 복귀파 영입을 이뤄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미 안기헌 수원 단장은 지난 10일 안정환 입단 기자회견에서 "선수 추가 영입 계획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tankpar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