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작품을 하게 되면 맡은 캐릭터에 목숨만 빼고 다 줘요. 그렇게 하지 않으면 왠지 겉돌게 될 것 같아서요.”
영화 ‘허브’ 개봉을 앞둔 강혜정을 만났다. 연기에 몰입하는 정도를 물었더니 강혜정은 망설이거나 주저함이 없이 곧바로 이렇게 대답했다. 처음 마주앉아 여담을 주고받을 때 밝은 모습과는 사뭇 대조적이었다. 그리고 곰곰이 생각하는가 싶더니 말을 잇는다. “내가 연기 교육을 받은 적도 없고 그렇다고 연기 선생님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니 그렇게 하는 게 당연하다는 생각이에요”라고.
극 중 캐릭터에 목숨만 빼고 올인하다보니 영화가 끝난 후 그 후유증은 좀 오래 가는 편이다. 하지만 강혜정은 이 후유증을 고민하기보다 오히려 그 후유증을 즐긴다. “후유증은 긴 편이지만 영화가 끝나고 여운이 남는 게 좋아요. 촬영이 끝나고 일상으로 돌아오면 힘이 많이 빠지죠. 촬영장에서의 생활이 더 규칙적이기도 하구요.”
캐릭터에 몰입하는 정도가 크다보니 지금껏 출연한 작품에서 강혜정은 크게 도드라지지 않는다. 작품에 녹아든 캐릭터는 영화를 보는 이를 몰입하게 만든다. ‘허브’에서 맡은 상은 역도 마찬가지다. 나이는 스무 살이지만 정신연령은 일곱 살인 정신지체 3급 장애인 상은은 ‘원래 강혜정이 저런 것이 아닐까?’라는 착각이 들 정도다.
강혜정 배종옥 정경호 주연의 ‘허브’는 1월 11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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