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팀 맞바뀐 고종수-이관우, 언제쯤 맞대결
OSEN 기자
발행 2007.01.11 12: 09

운명의 장난이 이런 상황을 만들었을까. 고종수(29, 대전)와 이관우(30, 수원 삼성)의 얘기다.
이관우가 이미 지난 시즌 중 대전에서 수원으로 이적한 가운데 고종수가 지난 8일 대전에 입단해 재기의 기회를 잡으면서 서로 소속팀을 맞바꾼 사이가 됐다.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앙팡 테리블'이라는 별명으로 그라운드를 누볐던 고종수는 금호고를 졸업한 뒤 수원의 창단 멤버로 곧바로 프로에 데뷔했다. 김호 전 감독의 총애를 받으며 1996년부터 주전 자리를 꿰찬 고종수는 정확한 프리킥 득점으로 미드필더로서는 많은 34골(144경기)을 넣었다.
막힘이 없을 것 같았던 축구인생을 살던 고종수는 일본 교토 퍼플상가로 이적하면서 운명이 뒤바뀌고 말았다. J리그를 거쳐 유럽으로 진출하겠다는 야심찬 마음을 갖고 이적했지만 현재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있는 핌 베어벡 감독이 이끌던 교토에 적응하지 못했고 쓸쓸하게 원 소속팀인 수원으로 돌아와야만 했다.
하지만 이미 수원에는 자신의 자리가 없던 고종수는 겉돌기만 했고 예전의 기량은 온 데 간 데 찾을 수도 없었다. 허정무 전남 감독이 직접 지도해보겠다며 나섰지만 2005 시즌 16경기에서 2골만 기록한 채 지난 2006 시즌에는 그라운드에서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개인 훈련만을 하며 와신상담했던 고종수는 '백의종군'의 마음으로 대전의 문을 두드렸고 최윤겸 감독 역시 고종수의 이러한 마음을 이해하고 받아들였다. 특히 고종수는 뛸 수 있는 기량을 찾지 못할 경우 퇴출당할 수도 있다는 문구를 계약서에 넣으면서까지 재기의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앞으로 고종수는 이영익 수석코치의 전담 지도 아래 키프러스에서 강도높은 체력훈련을 소화하며 6~7kg 감량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라운드에서 뛸 수 있는 체력을 만들기 위해서다.
고종수와 같은 포지션인 공격형 미드필더로 주로 출전해왔던 '시리우스' 이관우 역시 대전의 터줏대감으로 군림해왔다. 이관우 없는 대전은 생각도 할 수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영원한 대전맨'일 것만 같았던 이관우는 수원으로 이적했고 어느덧 자주색 대신 파란색 유니폼이 어울리는 모습이 됐다. 게다가 2007 시즌부터는 주장 완장까지 찬다.
양 구단에서 활약했던 두 선수는 이제 서로 유니폼을 바꿔 입은 모습으로 격돌하게 됐다. 물론 고종수가 그라운드에 복귀할 때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미지수지만 축구팬들은 이들의 맞대결을 보고 싶어한다.
tankpark@osen.co.kr
고종수-이관우.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