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출신 FA 투수 노장진(34)은 FA 사상 최초로 은퇴로 내몰리는 선수가 될 것인가.
현재로선 그럴 가능성이 농후하다. 오는 15일까지 어느 구단과 FA 계약을 맺지 못하면 1년 동안 야구를 못한다. 자의에 의해서 FA 자격을 취득했지만 사실상 타의에 의해서 야구계에서 추방될 수도 있다.
롯데는 노장진을 내세운 트레이드를 추진해왔다. 일단 노장진과 계약을 한 뒤 트레이드를 통해 다른 팀에 넘겨주고 선수를 수급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하나 같이 다른 팀들이 노장진의 영입 불가 방침을 정하는 통에 이적 가능성이 없다. 가장 큰 이유는 구위는 아직 쓸 만한데 잦은 방황으로 인한 팀 분위기 저하를 우려해서다.
이런 가운데 롯데 강병철 감독은 더 이상 노장진 문제를 두고 씨름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분명히 했다. 강감독은 11일 "요즘 기자들이 노장진 문제로 자주 물어보고 있다. 나는 지난해 시즌이 끝나고 노장진을 전력에서 제외했다"고 말했다.
이유에 대해 그는 "노장진이 지난해 시즌이 끝난 뒤 찾아와서 FA를 선언한다고 했다. FA는 자신의 마음이니 탓할 것은 없다. 그런데 연습 참가를 하지 않는다고 했다. FA든 아니든 선수라면 연습을 하면서 주목을 받아야 되는데 그러지 못했다. 그 이후로 노장진의 얼굴을 본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강 감독은 "구단에서 트레이드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안되는 이유는 노장진이 꾸준히 해준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잘하든 못하든 정상적으로 경기를 해줘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단도 고민스러운 부분이 적지 않다. 계약을 하지 않는다면 1년을 놀게 되는 것이고 계약하자니 연봉이 높다는 점 때문에 고민이다. 지난 2000년 1월 김정수(당시 해태) 처럼 계약기간 마지막 날 밤에 1년짜리 연봉계약을 하고 SK로 이적한 사례는 있다.
그러나 노장진의 FA 계약이 안되는 이유는 보상이나 높은 연봉이 문제가 아니라 그의 성향에 있는 만큼 해법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제 4일 남았다. 그 기간 동안 해법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노장진은 첫 FA 미아가 되는 불명예를 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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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장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