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미아 위기 3인방, '아! 옛날이여'
OSEN 기자
발행 2007.01.12 07: 48

잘 나갈 때를 생각하면 현재의 처지는 한심하기 그지없다. 최고의 주가를 올리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찾는 이가 없어 막판으로 몰리고 있다.
프리에이전트(FA)로 아직도 둥지를 찾지 못하고 있는 노장진(34), 김수경(28) 등의 이야기이다. 둘은 모두 특급 투수 출신으로 한 때는 마운드를 주름잡았지만 근년 들어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해 'FA 시장에서 찬밥' 대우를 받고 있는 신세가 됐다.
예전 잘나가던 시절과 현재를 비교하면 천양지차인 것이다. 그때는 구단에서 알아서 '연봉 올리기'에 나서며 도망가지 못하도록 단도리를 했지만 이제는 '떠날 테면 떠나라'는 식으로 홀대를 하고 있다.
한때 특급 마무리로 명성을 날렸던 노장진은 근년 들어 불운과 부진, 그리고 훈련 불참 등 불성실한 태도로 원 소속 구단인 롯데로부터 냉대를 받고 있다. 롯데는 FA 계약 마감일인 오는 15일까지 계약 체결은 생각하지도 않은 채 노장진을 원하는 구단이 있으면 트레이드를 고려하고 있을 뿐이다. 자칫하면 노장진은 뛸 곳을 찾지 못해 은퇴의 길로 접어들 수도 있는 상황이다.
특급 선발 출신인 우완 투수 김수경은 노장진과는 처지가 다르지만 초조하기는 마찬가지다. 원 소속 구단인 현대와 막판 협상이 진통을 겪으면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김수경은 다년 계약 보장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에 현대는 1년 계약 후 다년 계약 논의를 고려하겠다는 태도로 맞서 있다.
둘은 이제 계약 협상일이 얼마 남지 않았다. 15일이 넘어가면 한 시즌을 고스란히 쉬거나 은퇴를 해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한화에서 좌완 원포인트 릴리프로 뛰었던 차명주(34)도 둘과 비슷한 처지로 아직 미계약 상태다.
이들 3인방은 모두 '현재 구위가 미심쩍다'는 평가에 따라 구단들이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구단들은 '근년에 보여준 게 없어 앞으로 활약여부가 미지수인 선수에게 목돈을 투자할 수 없다'는 태도다.
하지만 이들은 예전 잘나갈 때 성적과 그동안 팀 공헌도 등을 내세우며 구단에 섭섭한 마음을 금치 못하고 있다. 이들을 비롯한 선수들은 '그렇다면 FA 자격 획득을 앞둔 1, 2년만 반짝 잘하면 되는 것이냐', '이런 식이면 누가 팀을 위해 열심히 뛰겠는가. 개인 성적에만 매달리면 되는거 아닌가'라며 항변하고 있다.
과연 'FA 미아 위기'에 처한 이들 3인방이 어떤 식으로 결말을 맺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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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경-노장진-차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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