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축구의 아이콘인 데이빗 베컴(32)이 스페인의 레알 마드리드를 떠나 미국 메이저리그사커의 LA 갤럭시 이적을 확정지었다. 베컴은 LA 갤럭시와 5년 계약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수 생활의 말미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 것이다.
▲ 맨U에서 시작한 프로 생활
런던에서 태어난 베컴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서포터인 부모 밑에서 자랐다. 지역 내 유스 클럽에서 축구를 시작한 베컴은 89년 14세 생일에 맨유와 유스 계약을 맺었다. 이후 유소년 팀에서 좋은 활약을 보인 베컴은 92년 맨유와 정식 계약을 맺었다. FA유스컵에서 멋진 활약을 한 베컴은 리저브팀 리그에서 팀을 우승으로 이끌기도 했다.
94-95 시즌 프레스톤 노스 엔드로 임대되어 경험을 쌓은 베컴은 95-96 시즌부터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뜻에 따라 1군에서 자리를 굳혔다. 이 시즌 베컴은 에릭 칸토나 등을 도와 프리미어십과 FA컵을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이같은 활약에도 불구하고 베컴은 유로 96 멤버에는 들지 못했다.
▲ 영광과 고난의 시간
96-97 시즌 베컴은 팀 내 입지를 단단히 했고 유로 96이후 재편된 잉글랜드 대표팀에도 승선했다. 베컴은 팀의 리그 우승을 이끌었고 잉글랜드 프로축구선수협회가 주는 올해의 젊은 선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승승장구하던 베컴에게 첫 위기가 찾아온 것은 98 프랑스 월드컵이었다. 97-98 시즌 준우승에 머문 베컴은 글렌 호들 감독이 이끌던 대표팀에 몸을 담았다. 그러나 감독과의 불화로 초반 2경기를 나서지 못한 베컴은 콜롬비아와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 나서 멋진 프리킥골을 선보였다.
비극의 시작은 바로 16강 아르헨티나전이었다. 당시 베컴은 디에고 시메오네를 가격해 레드카드를 받았고 그 결과 잉글랜드는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패배하고 말았다. 많은 잉글랜드인들이 베컴을 조롱했고 '데일리 미러' 같은 타블로이드지는 베컴의 얼굴을 다트판으로 만들기도 했다.
▲ 트레블 크라운 그 후
98 프랑스 월드컵에서 실패한 베컴은 98-99 시즌 트레블 크라운이라는 위대한 기록을 세우면서 명예를 회복했다. 베컴, 폴 스콜스, 라이언 긱스, 드와이트 요크, 앤디 콜 등을 앞세운 맨유는 리그와 FA컵, UEFA 챔피언스리그를 동반 석권하며 잉글랜드 역사상 최초의 '트레블 크라운'을 달성한 것이다.
하지만 이듬해인 99-00 시즌 베컴은 네카사와의 세계클럽선수권서 퇴장당하며 팬들과 기자들의 원성을 샀다. 또한 자신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퍼거슨 감독과의 관계도 악화되었다. 특히 아들 브루클린이 위장염에 걸려 베컴이 양해를 얻어 훈련에서 빠진 날 그의 아내 빅토리아 베컴이 패션 행사에 참석한 것을 퍼거슨 감독이 알면서 더욱 나빠졌다. 퍼거슨 감독은 이 상황을 이해할 수 없다며 베컴에게 벌금과 함께 리즈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 뛰지 않게 했다.
이후 베컴은 유로 2000과 2002년 월드컵에 나섰고 맨유에서 뛰었고 02-03 시즌을 끝으로 맨유를 떠났다. 2003년 2월 15일 아스날과의 경기에서 퍼거슨 감독은 선수 대기실에서 분에 못이겨 축구화를 찼고 이것이 베컴의 눈에 맞으면서 양 측은 더 이상 되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고 말았다.
▲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
당초 맨유는 베컴의 바르셀로나 이적을 추진했으나 베컴이 이를 거부했다. 2003년 여름 맨유는 2500만 파운드의 이적료를 받고 베컴을 레알 마드리드로 보냈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첫 시즌을 보낸 베컴은 39경기에 출전해 4골을 넣으며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두었다. 하지만 팀은 구단주가 원하는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여기에 레베카 로스 등 몇몇 모델들과 스캔들이 터지며 어려운 시기를 겪었다. 유로 2004를 마친 베컴은 04-05 시즌과 05-06 시즌 활약했으나 팀을 우승시키지는 못했다.
▲ 파비오 카펠로의 등장, 베컴은 벤치로
2006 독일 월드컵에서 멋진 프리킥으로 잉글랜드를 이끌었던 베컴은 06-07 시즌 벤치 신세로 전락했다. 레알 마드리드가 파비오 카펠로 감독을 데려오면서 그의 눈에 베컴이 차지 않았던 것. 카펠로 감독은 베컴 보다는 호세 안토니오 레예스를 더욱 선호했다. 여기에 베컴이 선발로 출전한 9경기에서 7번을 패배하며 베컴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이런 베컴을 두고 많은 클럽들이 제의를 하기 시작했다. 아스날 뉴캐슬 토튼햄 등 잉글랜드 클럽부터 시작해 이탈리아와 스페인 클럽까지 관심을 보였던 베컴 영입전에서 결국 미국의 LA 갤럭시가 승리하며 베컴은 이적을 확정했다.
베컴은 레알 마드리드에서 시즌을 끝낸 후 8월 LA 갤럭시로 갈 것이다. 주급 100만 달러를 받는 등 5년간 2억 5000만 달러(약 2347억 원)에 이르는 대형 계약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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