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에라곤’을 보고 있자면 영화 ‘반지의 제왕’과 ‘해리 포터’, 그리고 ‘매트릭스’를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된다.
전체적인 내용의 흐름과 광활한 대지를 배경으로 하는 것은 ‘반지의 제왕’의 그것과 닮아있다. 주인공 에라곤이 전설의 드래곤 라이더로 선택되고 자신의 숙명을 받아들이는 모습은 ‘반지의 제왕’의 프로도와 비슷하다. 프로도가 절대 반지의 주인이 됐던 것과 같이 에라곤은 우연한 기회를 통해 자신이 드래곤 라이더임을 알게 된다. 또 절대반지를 없애야 하는 프로도의 숙명과 드래곤 라이더로서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어야 하는 에라곤의 숙명 또한 유사하다. 프로도가 절대 반지를 없애기 위해 운명의 산으로 가야했던 것처럼 에라곤의 최종 목적지는 절대권력을 휘두르는 사악한 왕 갈버토릭스에 대항하는 반란군의 집결지 바르덴으로 가는 것이다.
드래곤 라이더인 에라곤의 모습은 또 ‘해리 포터’ 시리즈의 주인공 해리와 닮았다. 특히 드래곤 사피라의 등에 타고 하늘에서 곡예를 펼치는 모습은 퀴디치 경기에 나서고 새로운 빗자루를 선물받은 해리 포터를 떠올리게 한다. 협소한 계곡과 드넓은 하늘을 정신없이 날아다니는 장면을 보고 있자면 더욱 그렇다.
여기에 SF 판타지 ‘매트릭스’가 가미됐다. 사람들이 기계들을 피해 지하에 ‘시온’을 건설한 것처럼 ‘에라곤’의 반란군들은 바르덴에 모여 있다. 산 깊숙이 새로운 모금자리를 마련한 바르덴 반란군들의 모습은 매트릭스의 인간들과 흡사하다. 특히 바르덴에 쳐들어오는 왕의 군사들과 이에 맞서 전쟁을 준비하는 바르덴 사람들의 전투 장면은 더욱 그렇다.
그렇다고 해도 ‘에라곤’이 이들 영화를 표절했다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시사회를 통해 영화를 먼저 접한 관객들의 반응도 “반지의 제왕 같다”, “해리 포터 같지 않냐?” 등 먼저 경험한 판타지영화들과 자연스럽게 비교한다.
드래곤 라이더의 숙명을 안게 된 에라곤의 활약을 그린 ‘에라곤’은 1월 11일 국내 개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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