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양택 감독대행이 이끄는 서울 SK가 특유의 공격농구로 다시 승부수를 띄우며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과감하게 도전장을 던졌다.
SK는 12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벌어진 전주 KCC와의 2006~2007 현대 모비스 프로농구 홈경기에서 방성윤과 루이스 로, 키부 스튜어트 '3인방'이 70점을 합작하며 104-94로 승리, 6위 원주 동부와의 승차를 2경기로 줄였다.
아직 SK의 경기가 22경기나 남아있고 동부가 선수들의 잇단 부상과 컨디션 난조로 하락세인 점을 감안한다면 승차 2경기는 언제든지 뒤집힐 수 있다.
특히 KCC와의 경기에서 104점을 넣은 SK는 지난해 11월 3일 부산 KTF와의 경기에서 106-89로 승리한 후 2개월여만에 100점대를 기록하며 모처럼 특유의 공격농구가 부활했다는 평을 받았다.
그동안 SK는 김태환 감독이 전격 경질되고 강양택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잡은 뒤 수비를 중시해왔다. 아무리 공격을 해도 수비에서 허물어지면 승리할 수 없다는 지론 때문이었다.
그리고 실제로 SK는 수비의 강화로 어느 정도 재미를 봤다. 김태환 감독이 지난해 11월 13일 총감독으로 물러난 뒤 치른 첫 경기에서 2연패를 당했던 SK는 창원 LG와의 경기에서 86-78로 승리한 뒤 실점을 60~70점대로 줄이는 경기가 많이 나오면서 3연승을 달리기도 했다.
하지만 SK의 수비 농구 약효는 이내 떨어졌고 지난달 23일 안양 KT&G와의 경기에서 85-90으로 진 후 지난 3일 부산 KTF전까지 6연패를 당하며 다시 하위권으로 추락하고 말았다. SK의 수비농구 약효가 떨어진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했다. 가드 임재현의 수비 능력은 출중하지만 전희철이나 문경은 등 다른 포워드들은 수비보다는 공격이 능한 선수였기 때문이다.
결국 강 감독대행은 부상에서 어느 정도 회복된 방성윤을 위주로 한 공격 농구로 다시 승부를 걸었고 지난 6일 선두 울산 모비스를 잡는 파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SK가 최근 4경기에서 거둔 성적은 3승 1패. 나쁘지 않은 수치다.
강 대행은 "경기를 잘하다가 수비 때문에 진 경우가 많았고 이 때문에 수비를 강조하는 것은 여전하다"며 "그러나 우리 팀은 수비수보다는 공격수가 많은 팀이다. 여기에 방성윤도 자신이 막히면 동료 선수들에게 기회를 내주는 등 공격 루트가 다양해져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또 방성윤은 "나보다 팀이 먼저라는 생각으로 경기하면 100점 이상을 넣으면서 재미있게 농구를 할 수 있다"며 "오늘처럼 잘 되는 날은 선수들의 자신감이 넘치고 1대1 공격 때도 여유를 갖고 임한다. 모처럼 SK 다운 공격 농구를 했다"고 자평했다.
SK는 지난 시즌과 올시즌 초반 화끈한 공격 농구로 승부를 걸었다가 취약한 수비 때문에 부진의 길을 걸었다. 결국 SK가 6강 플레이오프에 가기 위해서는 공격과 수비를 얼마나 적절하게 조화시키느냐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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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양택 감독대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