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아중은 이제 어엿한 흥행 배우다. 세번째 영화 출연작 '미녀는 괴로워'(이하 '미녀')가 이번 주말 500만 관객을 넘어서는 덕분에 주가 급상승이다.
첫 주연 영화에서 대박을 터뜨렸다. 재주 좋고 심성 착한 수퍼 비만녀가 전신 성형수술을 받은 뒤 미모의 늘씬녀로 바뀌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다. 특수분장을 통해 169cm 95kg 뚱뚱녀를 실감나게 연기했고 멋들어진 노래와 춤 실력까지 곁들였다. 김아중에 의한, 김아중을 위한, 김아중의 영화가 '미녀는 괴로워'다.
연일 흥행 기록을 쓰고 있다. 하지원의 '색즉시공'(408만)을 넘어서 전지현의 '엽기적인 그녀'(488만), 김하늘의 '동갑내기 과외하기'(494만)와 어깨를 나란히 하더니 역대 코미디 최다 관객 '투사부일체'(612만)를 넘보는 중이다. 제작사 KM컬쳐는 물론이고 김아중도 예상치 못했던 대성공이다. 김아중은 OSEN과의 인터뷰에서 "갑자기 흥행배우 소리를 들으니 기쁜 것보다 겁이 난다"고 떨리는 심정을 밝혔다.
2005년 9월 시나리오를 처음 받아본 그가 정작 캐스팅 제의를 받은 건 이듬해 2월이다. 6개월 기간의 공백이 있었다. 본인은 "아무 생각없이 기다렸다"고 했다. 제작사는 시나리오를 건넬 때부터 "다른 여배우들에게도 돌릴거니까 기분 나빠하지 말아달라"고 양해를 구했다. 기분 좋을 일도 아니다. 그가 나중에 알게된 일이지만 '미녀는 괴로워'의 시나리오를 한번 봤거나 거절한 여배우들 가운데는 특A급 스타가 다수일 정도 로 화려했다.
시나리오는 돌고 돌아 김아중의 품으로 다시 날아갔다. "아직도 캐스팅이 안됐었네"라고 놀랐다. 이미 시나리오를 읽어본 뒤라 그 자리에서 'OK'를 하고 노래 연습부터 시작했다. 이 정도면 준비된 주연이다. 영화 두 편 찍고 드라마 주연 한번 경력에 불과했지만 의욕이 차고 넘쳤다. 남자들의 눈총을 한몸에 받는 '폭탄'부터 늑대들의 시선을 빨아들이는 '섹시녀'까지를 온 몸으로 소화했다. 결과물은 벌써 500만 관객이 인정하고 넘어갔다.
공교롭게 '미녀'와 인연을 맺지못했던 몇 스타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A는 드라마 성적이 기대치 이하였고, 다른 두명은 영화 흥행에서 쓴 잔을 들었다. 새로운 스크린 스타 김아중의 약진으로 충무로의 새로운 캐스팅 에피소드가 한 편 더 쓰여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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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용호 기자/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