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박, 'LG 개조'의 종착역은 '현대?'
OSEN 기자
발행 2007.01.13 08: 25

적응력과 실력은 별개인가. 아니면 적응력도 실력의 한 부분인가.
노무라 'ID야구'는 야쿠르트에서는 됐는데 한신에서는 안 됐다. 그런데 호시노 주니치 감독은 한신에서도 됐다. 후자의 논점이라면 '호시노가 노무라보다 나은 감독'이라는 가설이 성립된다. 그러나 전자라면 우열비교가 불가능하다고 본다. 이런 시점은 '감독이나 선수도 팀 궁합이 있다'는 주장을 믿는다.
이야기를 한국 프로야구판으로 돌리면 올 시즌 3구단이 감독을 바꿨다. LG는 김재박 감독, 현대는 김시진 감독, SK는 김성근 감독 체제로 개편됐다. 이 중 김성근 감독은 전력(前歷)만으로도 실력과 적응력을 검증받은 인물이다. 김시진 신임 감독 역시 수 년 간 김재박 감독을 보좌해 투수코치로 일하다 승격됐다.
그러나 김재박 감독은 현대 감독으로 11년 재임하다 처음 팀을 바꿨다. 누가 봐도 현대 감독 시절(한국시리즈 우승 4회)은 성공적이었다 할 터이다. LG 역시 이 커리어를 보고 15억 5000만 원(3년 총액)이라는 역대 감독 최고 대우로 모셨을 것이다.
그런데 '적응력과 실력은 별개'라는 관점 쪽에서 보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른다. 단기전이었지만 김재박 감독이 현대 이외의 팀(대표팀 2차례)만 맡으면 성과가 시원찮았다는 점도 간과하기엔 개운찮다.
그래서일까. 김 감독은 취임 이래 'LG 트윈스를 현대 유니콘스화'하려 진력하는 모양새다. 코치진 중 상당수가 현대 시절 멤버다. 한마디로 김 감독은 자기가 변하는 대신 주위 환경을 자기에 맞추도록 변화시키는 쪽을 택한 것이다. 이 때문에 김 감독이 원하는 코치-선수 잡아주느라 LG의 지갑은 겨울내내 바빴다.
김 감독이 LG를 현대처럼 바꿔낼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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