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한국영화 위축? 거품 걷히는 것 뿐
OSEN 기자
발행 2007.01.13 15: 02

2007년 새해가 밝았지만 한국영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지난해 7월 1일부터 스크린쿼터가 146일에서 73일로 반토막났고, 수익률이 높지 못해 자본이 철수할 것이라는 예상이 쏟아졌다. 한마디로 2007년 한국영화가 크게 위축될 것이라는 소리다.
하지만 한국영화를 제작하는 국내 메이저영화사들의 전망은 이와는 사뭇 다르다. 지난해 100편이 넘는 영화 제작편수가 줄어들겠지만 그렇다고 한국영화 제작이 위축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국내 메이저 영화사들의 제작편수는 예전의 수준과 비슷하다는 말이다.
한 영화관계자는 “지난해 영화산업에 자본이 대량으로 투입되면서 제작편수 활성화가 이뤄졌다. 2006년 큰 수익을 얻지 못한 자본들이 빠져나가겠지만 그렇다고 한국영화가 순식간에 위축되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영화 제작편수는 줄지만 단기적인 수익을 노린 자본이 철수할 뿐이라는 분석이다.
또 지난해 9월 ‘실미도’ ‘공공의 적2’ ‘한반도’를 연출한 강우석 감독이 500억 규모의 ‘강우석 펀드’를 마련했고, 한 메이저 영화사도 대규모 영화 펀드를 조성하는 등 한국영화를 제작할 수 있는 여건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2006년 100편이 넘는 영화들이 제작됐지만 손익분기점을 넘고 흥행 대박을 터트린 영화는 소수에 불과하다. 특히 ‘왕의 남자’와 ‘괴물’이 연달아 1000만 관객을 넘어서 한국영화 최고 흥행기록을 경신했다. ‘타짜’ ‘투사부일체’ ‘미녀는 괴로워’가 흥행 돌풍을 일으키며 이익을 남겼지만 많은 한국영화는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했다.
지난해 한국영화의 전체적인 흥행이 부진해 겉으로는 한국영화의 질이 하락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건 대부분 대규모 자본 투입으로 인해 작품성보다는 흥행에만 집중한 영화들이 대량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오랜시간에 걸친 탄탄한 기획력을 바탕으로 한 영화들과 독특한 시선의 저예산 영화들은 여전히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2007년 한국영화의 제작편수는 2006년보다 줄어들겠지만 그렇다고 한국영화가 위축될 것이라는 예상은 섣부른 판단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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