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추는 아나운서’, 김주희 ↓ 강수정↑ 왜?
OSEN 기자
발행 2007.01.14 11: 04

춤추는 아나운서들이 요즘 네티즌의 도마 위에 올랐다. 뉴스 진행자로 특화됐던 아나운서들의 연예인화가 쟁점이다. 그 일선에 김주희와 강수정이 섰다. 미스 코리아 출신 김주희 SBS 아나운서는 최근 오락프로 ‘X맨 일요일이 좋다’에서 신명나게 춤을 춘 뒤 빈축을 사고 있다.
또 한명 강수정은 비슷한 시기에 같은 SBS 오락프로 ‘야심만만’ MC로 활동을 시작했다. “초등학교 3학년때 야동을 처음 봤다”며 자신의 끼를 마음껏 발휘하는 진행으로 인정을 받았다. 이미 KBS ‘여걸 식스’ 등의 고정 게스트로 시청자들에게 여러 차례 춤추고 망가지는 연예인스런 모습을 보인 뒤라 거부 반응이 적었다.
김주희와 강수정은 미모와 몸매 받쳐주는 인기 아나운서들이다. 그런데 한 사람은 춤춰서 욕먹고, 또 한 사람은 왜 괜찮은 걸까?
진로가 달랐다
강수정은 뉴스 진행자로서의 아나운서 역할을 일찍 포기했다. 지난 연말 KBS를 떠나 프리랜서를 선언하면서 사실상 쇼 MC를 선언한 셈이다. 그도 어렸을 적 희망은 앵커였다. 꿈꿨던 아나운서가 됐지만 정작 뉴스 진행의 기회는 적었고 활동 무대는 쇼프로였다. 과감히 진로를 수정했다. 이제 강수정은 아나운서 출신 MC의 이미지가 더 강하다.
이에 비해 김주희는 지금 혼란기를 겪고 있다. 그는 쇼프로 전문이 아니다. 2005년 미스코리아 서울 진 출신으로 같은 해 SBS 아나운서 공채에 합격했고 ‘햇병아리’ 수식어가 어울릴 지난 해 3월 중순 ‘생방송 모닝와이드 1, 2부’(월~금, 오전 6:00~7:30) 진행을 맡았다. 당시 그는 “입사 한지 6개월이 채 안 되는, 수습도 마치지 못한 초년생에게 이런 큰 기회를 줘서 감사한다. 미스 코리아라는 경력이 누가 되지 않도록 속이 꽉 찬 아나운서가 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뉴스 진행이 주임무인 아나운서가 쇼프로에 나가 춤을 췄으니 비난이 쏟아질 밖에.
아나운서도 두갈래 부류로 나뉜다
방송가의 MC 기근 현상으로 아나운서들이 대거 쇼프로에 출연하면서 그 역할 중심이 옮겨지는 게 가장 큰 이유다. 예전 아나운서들은 뉴스 전달이 1차 임무였다. MBC의 변웅전 아나는 1970년대 '유쾌한 청백전' 등 쇼프로 MC로 인기를 끌기도 했지만 경거망동하지않고 점잔을 떨었다. 특유의 '허 허' 웃음으로 뉴스 진행하 듯 쇼프로를 이끌었다. 뉴스 진행자가 주 역할이고 MC는 보조 임무인 상황에서의 당연한 몸 가짐이었던 셈이다.
2000년대 들어서는 쇼프로를 전담하다시피 하는 아나운서들이 부쩍 늘었다. 특히 여자의 경우 이같은 현상이 심하다. 미모 등을 우선해 뽑은 톱스타 여자 아나운서들을 다방면으로 활용하자는 방송국 정책 탓이다. 김주희 아나의 춤이 유독 더 문제가 된 것은 미스코리아 진 출신이라는 경력 때문. 지난해 7월 현직 아나운서가 미스유니버스대회에 출전, 비키니 차림을 선보이면서 또 한차례 선정성 시비가 일기도 했다.
김주희도 자신의 정체성을 빨리 밝혀야
문제는 논란의 대상이 된 김주희 아나가 아니고 그 역할 정체성을 흐트러뜨린 방송국 자체에 있다. 쇼프로 MC가 주 임무인 아나운서라면 쇼프로에서 섹시 댄스를 선보인들 나쁘다고 비난할 게 없다. '아나운서로서의 품위'를 요구하는 시청자 지적은 대개 '뉴스 진행자로서의 자질'을 강조하는 까닭이다. 뉴스 프로는 사실 보도를 생명으로 한다. 따라서 이를 시청자에게 전달하는 앵커와 아나운서는 그 얼굴과 말씨 하나 하나에서 자연스럽게 신뢰감을 안겨준다. 자신도 모르는 새 사회 정의 구현에 큰 몫을 하는 공인으로 커 나가는 것이다. 앵커 출신 국회의원이 많고 이들에 대한 대중적 지지도가 높은 게 그래서다. 당연히 이에 따른 도덕적 책무와 모범적인 사생활이 필요하다. 춤추는 아나운서가 논란의 대상이 된 원인이 바로 이 점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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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희 아나운서(홈페이지 인용)와 강수정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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