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골' 박지성, 주임무는 공격의 '시발점'
OSEN 기자
발행 2007.01.14 17: 09

박지성(26,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시즌 첫 골이 14일(한국시간) 새벽 드디어 터졌다. 지난해 4월 아스날과의 경기에서 골을 터뜨린 이후 9개월 만이다.
박지성의 첫 골은 무엇보다도 그동안의 골 결정력 논란을 잠재웠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나아가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박지성에게 부여한 역할 수행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됐다.
▲ 그동안의 부담감 날려버렸다
그 동안 박지성은 공격포인트에 대한 부담을 많이 느꼈다. 올 시즌이 시작되기 전 박지성은 "공격포인트를 뽑아내기 위해 좀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겠다" 고 각오를 밝힌 바 있다. 이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성공적인 첫 시즌을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공격포인트 측면에서는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자신의 모습을 자책하는 것이기도 했다.
장기 간의 부상 결장 후 다시 피치 위에 선 박지성에게 공격포인트는 더욱 절실했다. 특히 박싱 데이 기간 중 자신의 이름을 선발 명단에 올린 퍼거슨 감독의 신임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인상적인 활약을 할 필요가 있었다.
지난 7일 FA컵 64강전에서 박지성은 과감한 슈팅을 시도하는 등 변화된 모습은 이런 부담감을 날려버리려는 노력의 일환이었다. 그리고 14일 아스톤빌라와의 리그 경기에서 박지성은 시즌 첫 골을 터뜨렸다. 그는 전반 11분 첫 골을 기록한 이후 자신감 있는 플레이로 피치 위를 누볐고 이는 곧 자신의 마음을 누르고 있던 부담감을 떨쳐버린 결과였다.
경기 후 박지성 역시 "특별히 다른 느낌은 없다" 면서도 "첫 골이 터지는 데 시간이 걸렸기 때문에 마음이 편해졌다는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하겠다" 고 밝혔다.
▲ 자신의 역할에 더 충실할 수 있을 것
"박지성의 골은 그 자신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아스톤 빌라와의 경기가 끝난 후 퍼거슨 감독이 내린 평가다. 이 말은 시즌 첫 골로 부담감을 떨치고 자신감을 얻은 박지성이 자신의 역할에 더욱 충실할 수 있을 것임을 밝힌 것이다.
팀 내서 박지성의 역할은 공격의 핵심이 아닌 공격의 시발점이다. 웨인 루니, 루이 사아, 헨리크 라르손,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 등 공격력이 뛰어난 선수들이 즐비해 굳이 박지성에게 공격에 치중하게 하는 것보다 공수의 밸런스를 맞추는 역할을 맡긴 것이다.
박지성이 사이드 미드필더로 있을 때는 그 자신의 움직임뿐만 아니라 풀백들과의 조직적인 움직임을 통해 공격을 이끈다. 또한 빈 공간을 찾아 들어가고 자신이 움직임으로 다른 선수들에게 공격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기도 한다. 수비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하는 것은 물론이다.
이는 화려한 개인기로 상대 진영을 유린하는 C. 호나우두와는 분명히 다른 모습이다. 즉 퍼거슨 감독은 C. 호나우두에게는 폭발력과 결정력을 박지성에게는 밸런스 유지와 함께 공간 창조 능력을 기대하는 것이다.
따라서 시즌 첫 골을 기록하며 부담감을 턴 박지성은 퍼거슨 감독이 기대하는 이러한 역할 분담에 더욱 충실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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