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는 괴로워'의 빅히트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김아중이 "계속 노래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영화배우가 왠 가수 은퇴 선언일까? 요즘 스크린 뿐 아니라 가요 시장까지 휩쓸며 종횡무진 활약중인 그만이 누릴수 있는 행복한 고민이다.
김아중은 OSEN과의 인터뷰에서 가수로도 데뷔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주저하지 않고 고개를 절레 절레 흔들었다. "확실하게 자신감을 가지기 힘든 분야에는 도전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나 그가 영화 '미녀는 괴로워'의 삽입곡으로 부른 '마리아'는 음악사이트 벅스의 온라인 가요순위에서 3주 연속 1위를 차지하며 인기 몰이를 하고 있다. 영화를 본 관객들 대부분이 '마리아, 아베 마리아~'를 흥얼거리며 극장문을 나설 정도다. 이 영화는 지난 주말까지 500만 관객을 동원하는 등 롱런 가도에 들어섰다.
"'마리아'는 김아중의 노래가 아니에요. 강한나('미녀는 괴로워'중 김아중의 역')가 부른 노래고 영화 분위기와 맞물려 서 (실제 가창력보다) 더 좋게 들렸을 거에요."
흥행 배우로 한창 뜨고 있는 와중에 잘 익은 벼 이삭처럼 겸손이 늘고 있다. OST '마리아'는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에만 모두 15만 8000여 건의 다운로드 횟수를 기록했다. 이 덕분에 김아중은 지난 12일 제 6회 디지털 뮤직 어워드에서 '송 오브 더 먼스'를 수상했다. 미니홈피 싸이월드에서 매달 가장 인기 있는 음원에게 주어지는 이 상은 그동안 톱 클래스 가수들의 독무대 였다.
'마리아'는 미국의 혼성 6인조 블론디가 세계적으로 히트시킨 고전이다. 국내에서는 러브 홀릭이 '마리아' 열창을 선보였고 여기에 김아중이 가세했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 등에는 블론디, 러브 홀릭, 김아중이 각각 부른 '마리아' 3개 버전 동영상이 무한 조회수를 찍는 중이다. 물론 3개 버전을 비교해서 들으면 전문 가수 아닌 김아중의 '마리아'가 독특한 매력을 풍기면서도 가챵력 등에서는 다소 처지는 느낌이다. 김아중 자신도 이 점을 잘알고 있다.
"영화 두편 찍고 드라마 한편 주연을 겨우 끝냈을 때 '미녀는 괴로워' 주연으로 뽑혔어요. 과연 내가 잘할수 있을까 걱정이 앞섰죠. 시나리오를 보니 강한나가 사실상 극을 이끌어야 할 원톱이라서 부담이 더했답니다. 다행히 영화가 잘돼서 흥행배우 소리를 들으니까 겁부터 나요. 잘할수 있는 걸 더 잘할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껍니다. 노래는 아니에요."
김아중은 CF로 데뷔하기 전에 전문기획사에서 오랜 준비기간을 거쳐 만들어진 연예인이다. 춤과 노래, 연기 등을 충분히 익히고 본 무대에 뛰어들었다. 초반 안티 여론을 극복하고 호감형 스타로 발돋움하기 시작한 배경은 역시 실력이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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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용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