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대표 차출 거부 사태의 원인은?
OSEN 기자
발행 2007.01.15 19: 43

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프로축구 연맹이 15일 열린 이사회에서 대한축구협회의 올림픽 대표팀 차출을 거부한 것.
그동안 몇몇 구단에서 대표팀 차출에 불만을 터뜨린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모든 구단이 대표팀 차출을 거부한 것은 처음있는 일이다. 이에 대한축구협회는 적잖이 당황하며 긴급 이사회를 갖고 각 프로 구단에 차출에 협조해달라며 읍소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16일 있을 프로축구연맹의 대의원회에서 결정이 뒤집힐 가능성이 있지만 그리 커 보이지는 않는다. 대표팀 차출과 관련해 프로 구단 모두가 차출을 거부한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원인은 무엇인지 짚어보기로 하자.
▲ 합의 여부가 쟁점
지난 2005년 12월 개정된 '대표팀 소집 규정 개정안' 에는 친선 경기에 관해 다음과 같이 명시되어 있다.
■ 친선 국제경기 및 대회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FIFA 규정(48시간) 에 따른다.
단, 해외 원정 시에는 4일전 소집을 원칙으로 하고 기타 사안은 프로연맹과 합의하기로 한다.
프로연맹측에서 문제를 삼는 것은 바로 프로연맹과의 합의 부분이다. 프로연맹 측은 "이번 카타르 대회를 위한 대표 차출은 미리 합의가 없었기 때문에 규정에 어긋난다" 고 그 이유를 밝혔다.
반면 축구협회는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을 앞두고 일부 선수들을 풀어주면서 올림픽팀 1월 훈련에 대한 협조를 구했다고 밝혔다.
김호곤 협회 전무는 "프로 구단과 원만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팬들에게 심려를 끼친 것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이번 카타르 대회 출전은 지난해 11월 이미 결정됐던 사항" 이라며 "아시안게임 대표팀 차출로 인해 조기에 소집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4강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을 치르는 구단들을 배려하는 대신 카타르 대회 참가에 대해 프로축구연맹에 공식적으로 밝혔다" 고 말했다. 그는 "연맹 측도 각 구단에 이를 통보한 것으로 알고 있으며 이를 믿고 지난해 11월 카타르 대회 출전 신청서를 제출했다" 고 말했다.
결국 문제는 양 측의 '합의 여부' 다. 연맹은 이 문제에 대해 합의한 적은 없다고 밝히고 있으며 협회는 챔피언결정전을 앞두고 일부 선수들을 풀어주며 연맹에게 구한 협조를 합의라고 해석한 것이다.
▲ 이번에는 안돼 VS 이번만 양해를
프로 구단과 협회의 기싸움 역시 또 하나의 원인이다. 프로 구단측은 이제껏 '대승적인 차원' 이라는 미명하에 많은 희생을 강요당했다면서 이번만은 봐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이제까지 협회가 이번이 마지막이다라며 협조를 구한 후 다시 이런 상황이 되풀이되는 악순환을 끊겠다는 것이다.
반면 협회 측은 올림픽 본선 진출이라는 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이번만 협조를 구한다' 는 입장이다. 김호곤 협회 전무는 "이미 출전하기로 약속한 대회를 코 앞에 두고 출전을 취소한다면 국제 축구계에 한국 축구에 대한 신뢰에 큰 손상을 주게 된다" 며 협조를 요청했다.
bbadagun@osen.co.kr
15일 열린 프로축구연맹 이사회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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