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혜정, 생얼로 명동 거닐다 '압사'할뻔한 사연
OSEN 기자
발행 2007.01.16 08: 30

강혜정의 명동 가두 홍보가 약효를 봤을까. 감동 휴먼드라마 '허브'가 개봉 첫 주말 박스오피스에서 전국 40여만명 관객을 동원하며 3위로 선전했다.
강혜정 배종옥이 모녀 사이로 출연한 이 영화는 7살 지능에 멈춘 스무살 천진난만 차상은(강혜정)의 홀로서기 과정을 그렸다. 지난해 초 치열 교정과 발치 수술로 분위기를 확 바꾼 강혜정은 무늬만 아가씨인 정신지체 소녀로 변신해 특유의 신들린 듯한 연기를 했다. 영화 홍보에도 부쩍 열의를 보이고 있는 그는 생얼로 거리 홍보에 나섰다가 사고를 당할뻔했던 사연도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 12월31일 제작사 KM컬쳐 사무실로 강혜정 측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오늘 아무런 일정이 없으니 명동에 나가 영화 홍보를 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화들짝 놀란 제작사측은 부랴 부랴 홍보 담당 여직원 몇명이 출동했다. 하얀 털모자 목도리를 칭칭 감은 강혜정은 거의 화장을 하지않은 얼굴로 현장에 나왔다. 게릴라 홍보였던 셈. 명동을 거닐며 즉석에서 영화 포스터가 인쇄된 녹차 티백을 나눠주기로 했다.
가뜩이나 몰려든 인파로 발 디딜 틈 없던 연말 명동 한복판에 강혜정까지 등장하면서 타는 불에 휘발유를 끼얹었다. 달랑 여직원 몇명과 함께 거리 홍보에 나섰던 강혜정 일행은 사진을 찍고 악수를 나누려는 팬들이 몰려들어 꼼짝을 하지 못할 정도였다. 당시 현장에 같이 했던 제작사 한 직원은 "갑자기 만들어진 거리 홍보여서 경호원은 커녕 남자 직원 한명 없었다. 사람이 강혜정씨 주위로 마구 몰려들고 여자 몇명이서 주위를 통제하려다 보니 압사당하는 줄 알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결국 이날 거리 홍보는 겨우 명동을 빠져나온 강혜정 일행이 시청앞 광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끝을 맺었다. 강혜정의 사진을 찍은 팬들이 자신의 블로그와 미니 홈피 등에 그 모습을 올리면서 다음날부터 '강혜정 생얼'이 인터넷에서 무한 조회를 기록하기도 했다.
새해들어서도 강혜정은 많은 언론 매체 인터뷰와 무대 인사 등을 소화하며 평소보다 열심히 영화 홍보에 나섰다. 지난해 3월 연인 조승우와 함께 찍었던 멜로 '도마뱀' 때 소극적으로 움직였던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인 것이다.
그 덕분일까. '박물관이 살아있다' '데스노트2' '에라곤' 등 외화와 김아중 주진모의 로맨틱 코미디 '미녀는 괴로워'가 득세하는 연초 극장가에서 '허브'는 기대 이상의 선전을 하고 있다. '내게 가장 중요한 건 영화뿐'이라고 강변하는 강혜정의 장인 정신이 한겨울 추운 날씨와 얼어붙었던 네티즌 마음을 녹이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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