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현대 인수 주목적은 'CI 혁신'
OSEN 기자
발행 2007.01.16 08: 55

현대 인수액과 프로야구 가입비가 100억 원대이든 200억 원대이든 이것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있다. 한국 유수의 기업들이 프로야구단 참가를 꺼리는 결정적 원인은 해마다 200억 원 안팎씩 발생하는 적자 때문이라고 봐야 옳다. 종목은 다르지만 축구의 고양 KB국민은행이 N리그 우승을 했지만 K리그 승격을 거부한 데도 이 요인이 작용했다. 은행 관련 법규 때문이라는 명분을 걸었지만 그 이면에는 도저히 이사회를 설득할 수 없었다는 게 가장 큰 이유였을 것이다. 그런데도 농협은 현대 인수라는 '독이 든 성배'를 움켜쥐었다. 왜일까. 여기에는 CI 개선 작업에 돌입한 농협의 사전 포석이 숨어있는 듯하다. 농협은 오는 7월 알파벳 이니셜을 따 NH로 회사 이름을 바꿀 예정이라 한다. 그리고 이 NH라는 새 이름을 국민들에게 널리 인식, 각인시키는 데 한국 최고 인기 스포츠인 프로야구가 적격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여진다. 실제 농협 관계자도 TV 인터뷰를 통해 이 전략을 시인한 바 있다. 이에 앞서 LG와 SK가 야구단 운영을 통해 그룹 CI와 이미지 개선에 득을 본 전례도 농협이 움직일 수 있는 힘이 됐을 터이다. 럭키금성에서 LG로 사명을 전환한 LG는 트윈스가 창단 첫 해인 1990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해냈다. 이어 '신바람 야구'라는 수식어 하에 1994년 우승 포함, 1990년대 중반을 호령하면서 LG라는 이름을 전국민에게 긍정적으로 알렸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당시 CI 개선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김영수 사장은 현재 LG 스포츠단 사장이다. SK 역시 2003년 준우승을 통해 기업 이미지를 제고했다는 것이 그룹 안팎의 중평이다. 당시 SK는 현대에 3승 4패로 패했지만 '행복한 2등'이라는 광고 카피로 야구계 안팎에 신선함을 줬다. sgo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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