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서울 입성하면 '전면 드래프트' 실현된다
OSEN 기자
발행 2007.01.16 09: 16

정답은 지난 8일 KBO(한국야구위원회) 이사회에 있었다.
농협은 현대 유니콘스 인수 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하면서 2가지 요구 조건을 내걸었다. 하나는 서울 연고권을 실행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구단별 전력 평준화를 위한 ‘전면 드래프트제’ 실시다.
서울 입성은 구장 문제만 해결되면 가능하지만 전면 드래프트 실시는 각 구단의 이해 관계가 첨예하게 걸려 있어 해결책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농협이 서울로 들어가게 되면 의외로 간단히 해결될 수 있다. 그동안 전면 드래프트에 미지근한 반응을 보였던 서울 양 구단(두산 LG)이 ‘절대 찬성’쪽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8일 이사회에서 드래프트 개선안에 대한 구단별 의견 분포를 살피면 이를 한 눈에 알 수 있다. 이사회 후 하일성 KBO 사무총장은 기자회견장에서 드래프트 논의에 관한 질문에 “현행대로(2007년 1차 우선 지명 2명, 2008년 3명) 하자는 안은 4개 구단, 1명으로 줄이자는 안은 3개 구단, 그리고 전면 드래프트 안은 1개 구단으로 의견이 갈렸다”고 밝혔다.
하 총장이 8개 구단의 이름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그동안의 성향을 분석하면 어떤 구단들이 어떤 안에 를 던지고 있는지 알 수 있는 결과였다. 현행대로를 주장한 구단들은 연고지에 고교팀이 많고 우수 선수가 많은 서울 구단 중 한 곳과 SK 롯데 KIA이고 1명으로 줄이자는 안은 역시 서울 구단 중 다른 한 곳과 삼성 한화 3개 팀으로 분석된다. 그리고 전면 드래프트를 요구한 구단은 지난 5년 간 1차 우선지명을 행사하지 못한 현대였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달라질 수 밖에 없게 됐다. 전면 드래프트에 미온적이었던 서울 2개 구단이 현대를 인수하고 서울로 입성할 태세인 농협과 발맞춰 전면 드래프트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최근 한 서울 구단의 고위 관계자는 “서울 구단의 자원이 좋다고 하는데 옛날 일이다. 현재 가장 좋은 곳은 SK가 연고권을 갖고 있는 인천 경기 강원 지역이다. 서울은 14개 고교팀을 2개 구단이 나누는데 반해 SK는 15개 팀을 독점하고 있다. 또 경기도는 신도시의 증가로 계속 팀 수가 늘어나고 있어 불균형이 더욱 심화될 전망”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농협까지 서울에 들어오고 1차 우선 지명을 행사하게 되면 14개 팀을 3개 팀이 나누는 수 밖에 없다. 서울 1개 구단의 배당 고교수는 약 4.7개 정도 밖에 안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그동안 중립적이었던 삼성 한화 등과 비교해도 나을 것이 별로 없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농협의 서울 입성이 확정된 후 8개 구단 사장들과 신상우 KBO 총재가 참여하는 이사회에서 드래프트 방안에 대해 논의하게 되면 전면 드래프트 방안이 대세로 급부상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제도 정비로 제2의 도약을 도모하고 있는 신상우 총재와 서울 3개 구단, 그리고 중립적이었던 지방 2개 구단이 합세하면 전면 드래프트가 대세를 이루게 된다.
현행 방안 유지는 3개 구단에 불과한 소수가 되는 것이다. 최악의 경우 표결까지 가게 된다면 6대3으로 전면 드래프트가 우세하다. 표결에는 현대가 농협을 대신해 참가하게 된다.
농협의 서울 입성과 함께 전면 드래프트제 도입도 가능해 보이는 시점이다. 오는 24일 농협의 현대 인수를 논의할 이사회에서 전면 드래프트가 도입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물론 이전처럼 1차 우선지명을 1명으로 줄이는 방안이 채택될 가능성도 있지만 올해 실시되는 2명은 유지될 가능성이 희박해 보인다.
sun@osen.co.kr
KBO 이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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