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협상이 막바지로 치닫는 가운데 프로야구 8개 구단들은 일본, 미국 등지로 날아가 전지훈련에 돌입한다. 각 구단마다 연봉 협상의 '뜨거운 감자'는 꼭 있었기 마련. 이들과의 협상 과정과 결과를 통해 구단별 스타일을 정리해 본다.
먼저 두산은 지난 15일 간판타자 김동주와 계약을 마침으로써 선수단 계약을 완료했다. 김동주는 WBC(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경기 도중 어깨를 다치는 바람에 8월에나 복귀했다. 이 때문에 팀 최고 연봉에 걸맞는 성적도 내지 못했고 두산 역시 5위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그러나 김동주의 부상이 공상(公傷)이었고 2007시즌 후 FA 자격을 얻는다는 점에서 삭감도 쉽지 않은 처지였다. 이 진퇴양난에서 두산은 '동결'이라는 어찌보면 유일한 타개책을 찾았고 이렇다 할 마찰없이 김동주와 계약을 끝냈다. 김동주 역시 4억 2000만 원을 보장받아 명분을 지켰고 내년 시즌 FA로서 이적할 경우 타 구단이 안아야 할 보상금 부담을 약간이나마 덜어내는 실리까지 챙겼다.
SK 역시 '백지위임'한 이진영 때문에 장고를 거듭해야 했다. 그러나 '백기투항'이라는 협상술 아닌 협상술을 발휘한 이진영에 대해 3000만 원 삭감(연봉 2억 2000만 원) 방침을 통보, 원칙을 지켰다.
이밖에 한화도 류현진에 대해서는 5배를 올려줘 일약 1억 연봉을 안겨줬지만 조성민은 삭감시켜 신상필벌을 확인했다. 현대 역시 정민태의 연봉을 대폭 삭감시키는 원칙을 고수하면서도 최대 인하폭까지 가지 않는 융통성을 보여줬다.
반면 삼성과 LG는 '터무니 없을 만큼' 후한 대우로 난항이 예상됐던 선수들의 도장을 끄집어냈다. 그 '압권(?)'은 임창용(삼성)과 조인성(LG)의 재계약이었다. 특히 임창용의 경우 전년도 성적에 기반해 연봉을 책정하는 기존 상식에서 벗어났다. 기대치를 감안했다고 하나 올 시즌 잘하면 2008시즌 연봉에 반영해주면 될 일이었다.
KIA와 롯데는 '버티기형'에 분류될 수 있다. KIA는 이 전술로 FA 김종국을 주저앉혔고 롯데 역시 노장진을 버렸다. 이대호에 대해서도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요구 조건이 낮아질 것을 기대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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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주-류현진-임창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