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감독, "적극적이 되라" 설기현에 조언
OSEN 기자
발행 2007.01.17 08: 51

"설기현(28, 레딩)과 이동국(28, 포항)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성공하려면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공격이 필요하다".
전남의 허정무 감독이 최근 부진으로 위기를 맞고 있는 설기현과 미들스브러로의 이적을 추진 중인 이동국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허 감독은 지난 16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등 유럽의 축구는 자신이 직접 공격 기회를 만들고 직접 골을 넣지 않으면 절대로 살아남을 수 없다"며 "설기현이 에버튼과의 경기에서 나오지 못하는 등 부진을 겪고 있어 안타깝지만 자신이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변하지 않는다면 슬럼프가 훨씬 길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 허 감독은 박지성(26,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을 가장 성공한 예로 들며 "박지성은 자신이 직접 기회를 만들기도 하지만 자신에게 온 기회를 절대로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올시즌 첫 골도 바로 그런 적극적인 자세에서 나왔다"며 "이영표(30, 토튼햄 핫스퍼) 역시 잦은 오버래핑 등 적극적인 모습으로 프리미어리그에서 자리를 굳히고 있다"고 덧붙였다.
비록 짧은 조언이지만 허 감독의 말엔 분명히 일리가 있다. 설기현이 골을 넣은 장면을 본다면 자신이 직접 해결해야겠다는 적극적인 자세가 있었기 때문이다.
설기현은 시즌 첫 경기인 미들스브러전에서 직접 프리킥을 차는 등 활발하게 공격에 가담한 끝에 어시스트를 올릴 수 있었고 셰필드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데뷔골을 터뜨릴 수 있었다. 또 대표팀에서도 맹활약한 설기현은 무서운 상승세 때문에 김남일(30, 수원 삼성)으로부터 "너무 활발한 활약이 오히려 조직력을 해친다"는 말을 들었을 정도였다.
하지만 설기현은 시즌 두번째 골을 터뜨린 뒤 하락세가 시작됐고 좀처럼 부진에서 탈출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허 감독은 설기현의 '여린 마음'을 지적했다. 허 감독은 "곁에서 지켜본 바로는 설기현의 성격이 강한 편이 아니다"라며 "한번 부진에 빠지면 헤어나오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설기현의 부진은 올시즌 뿐 아니라 지난 시즌 울버햄튼 원더러스에서 뛸 때도 그랬다"고 진단했다.
결국 유럽에서 성공하려면 반드시 성공하겠다는 강한 마음과 함께 어떠한 역경에도 굴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필요한 셈이다.
과연 설기현이 현재 난관을 잘 헤쳐나갈 수 있을지. 그리고 미들스브러로의 이적이 확정되면 네번째 한국인 프리미어리거가 될 이동국이 허 감독의 조언을 가슴에 새길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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