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을 위협하던 무기가 구단들을 저평가하게 만드는 악재가 되고 말았다.
구단들은 치솟는 FA 몸값, 연봉 등 선수들에게 나가는 돈이 천정부지로 높아진다며 울상을 지었다. 그러면서 대부분 구단들은 ‘연간 200억 원씩 적자를 내면 구단 운영이 힘들다’고 엄살을 떨었다.
이런 논리는 결국 야구단 평가액을 급전직하시키는 한 요인이 됐다. 1995년 현대가 태평양 돌핀스를 인수할 때 지급한 인수대금이 470억 원이었는데 지금은 150억 원에도 못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현대 유니콘스 인수 작업을 벌이고 있는 농협은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중개로 인수금액을 134억 원으로 책정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470억 원에서 134억 원으로 값어치가 ⅓이하로 평가절하된 것이다. 물론 프로야구의 인기가 절정기였던 1995년보다는 떨어진 것이 가장 큰 평가 하락의 요인이지만 구단들이 공공연히 외친 ‘연간 200억 원 적자타령’도 야구단 값어치 하락의 한 원인이 됐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당장 농협의 현대 인수에 반대하고 있는 조합원 농민들과 노조 등의 반대 논리의 빌미가 되고 있다. 농민 단체들은 ‘농민들은 부채를 지며 힘들게 살고 있는데 매년 200억 원씩 적자나는 야구단을 왜 인수하려 하는가’라며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엉뚱하게 돌아가자 구단들과 야구인들은 ‘적자 200억 원’은 오해라며 적극 해명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는 ‘200억 원 적자’는 아니라는 주장들이다.
2005년 말 구단별 운영비를 공개했던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의 관계자는 “삼성과 LG가 200억 원 정도를 쓴다. 나머지 구단들의 연간 운영비는 150억 원 안팎으로 파악되고 있다. 거기서 스포츠단 운영에 따른 법인세 감면 혜택과 관중 수입 등을 감안하면 실제 적자액은 80억 원 안팎으로 떨어진다”며 ‘연간 200억 원 적자’는 과장된 수치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특히 서울 구단은 지방 구단보다 관중 수입이 많아 적자폭은 더욱 줄어들게 된다. 적자폭을 50억 원 정도로 낮출 수 있다. 그 정도면 야구단 모기업들의 연간 홍보비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구단들도 선수협 주장을 다 동의하지는 않지만 대개는 인정하고 있다. 한마디로 ‘야구단을 운영하면 1년에 200억 원씩 적자를 본다’는 내용에는 오해가 있음을 해명하고 있는 것이다.
자칫하면 한 개 구단이 없어져 ‘7개구단 리그’가 될 위기에 놓일 수도 있는 프로야구단들이 스스로 값어치를 올리기 위해서는 ‘적자 타령’에서 벗어나 알찬 마케팅과 관중 증대 노력으로 수입을 끌어올려야 하는 시점이다. 야구단과 야구인들이 위기의식을 갖고 ‘프로야구 살리기’에 적극 나서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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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성적인 롯데 자이언츠 팬들이 운동장을 찾아 파도응원을 펼치고 있는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