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로스앤젤레스, 김형태 특파원] '신의 손'으로 잘 알려진 디에고 마라도나(47)의 '핸드볼 골'에 대해 당시 경기 선심이 '명백한 반칙'이라며 속내를 털어놨다. 또 당시 주심을 맡은 튀니지 출신 심판을 향해 '바보 멍청이'라며 맹비난을 퍼부었다.
지난 1986년 멕시코 월드컵 8강전 아르헨티나와 잉글랜드 경기의 선심을 맡은 보고단 도체프(불가리아)는 20년에 걸친 침묵을 깨고 최근 영국 지와 인터뷰에서 "마라도나가 손으로 공을 쳐넣는 걸 봤다"고 밝혔다. 그는 "골이 아닌 게 명백하다. 하지만 주심이 이를 묵인하는 바람에 그만 골로 굳어지고 말았다"고 강조했다.
당시 경기 주심은 알리 빈 나세르. TV 리플레이 결과 마라도나는 잉글랜드 골키퍼 피터 실튼의 펀칭을 피해 왼손으로 공을 골네트로 집어넣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해당 경기 심판들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아르헨티나는 이후 역시 마라도나가 하프라인부터 드리블하며 상대를 모조리 제치고 넣은 '신기의 골'에 힘입어 2-1로 승리했다. 결국 아르헨티나는 결승까지 승승장구한 뒤 서독을 꺾고 대망의 월드컵에 입맞춤했다.
당시 마라도나의 반칙을 두 눈으로 똑똑히 목격했다는 도체프는 주심에 대해 인종차별적 비난까지 퍼부었다.
"유럽 심판들은 한 달에 한두 번 꼴로 중요한 경기를 맡는다. 하지만 사막 밖에 없는 튀니지에선 뭘 하겠는가"라며 "그 바보는 월드컵 주심 보다는 사막에서 낙타떼나 모는 게 어울릴 것"이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하지만 그의 맹비난에도 불구하고 당시 그는 주심에게 아무런 신호를 보내지 않아 마라도나의 골이 공식적으로 인정되는 데 한 몫했다.
이에 대해 그는 "당시는 지금과 규칙이 달랐다. 주심을 제지할 수 있는 아무런 권한이 없었다"고 항변했지만 잉글랜드 심판위원장 키스 해킷은 "핸드볼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선심이 주심에게 알리지 못한다는 룰은 당시에 없었다"고 말해 묘한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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