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 현대 원당 연습장, 어떻게 되나
OSEN 기자
발행 2007.01.18 08: 54

지난 1995년 태평양 돌핀스를 470억 원이라는 거액을 주고 인수한 현대 유니콘스는 최신식 연습구장과 합숙소를 갖추며 ‘최고 구단’의 기틀을 다졌다.
현대 구단은 모기업인 하이닉스 반도체(구 현대전자)가 현대자동차와 함께 절반씩 소유하고 있던 경기도 고양시 설문동의 한서고 야구장 자리에 의욕적으로 최신식 연습구장을 지었다. 그것이 현재 2군 숙소 및 연습구장, 시즌 때는 2군 경기장으로 활용되고 있는 원당구장이다.
현대는 당시까지 최고의 시설이라는 경북 경산의 삼성 2군 합숙소보다 더 낫게 짓기 위해 삼성 시설을 견학하는 것은 물론 일본까지 건너가 일본 구단들의 시설을 살펴보고 오는 등 심혈을 기울였다. 그 결과 당시로는 거금인 150억 원을 투자해 2년간의 공사 끝에 1998년 실내연습장까지 갖춘 최고 시설의 2군 합숙소 및 연습구장을 완공해 오픈했다.
건축된 지 1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르면서 실내연습장 지붕에 비가 새는 곳이 생기는 등 개보수를 해야 할 시점에 야구단 주인이 바뀌게 됐다. 농협이 현대 구단을 인수, 원당구장도 역사속으로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농협은 이미 실업야구 시절부터 갖춰놓았던 원당 농협대학 야구장을 소유하고 있어 현대의 원당구장을 사용할 가능성이 많지 않아 보인다. 또 원당구장 시설을 하이닉스로부터 매입하기 위해선 300억 원 이상이 소요되기에 원당구장까지 인수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따라서 농협이 하이닉스로부터 원당구장을 임대해 사용하지 않는 한 원당구장은 ‘추억 속의 2군 경기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
현대 2군 구장은 지금은 팀의 주축선수들로 성장한 1군 선수들이 기량 향상을 도모했던 곳이다. 원당구장 인근에 젖소 농장들이 많아 코칭스태프는 종종 1군 선수들에게 “소 똥냄새 한 번 맡고 올래”라며 정신력을 강화시키기도 했다.
농협의 현대 인수와 함께 사용하지 않은 원당구장이 된다면 야구계로서는 안타까운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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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당구장 실내연습장에서 새해 첫 훈련을 시작하며 결의를 다지고 있는 현대 투수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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