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 복귀' 김재박 감독, '독해졌네'
OSEN 기자
발행 2007.01.18 11: 16

최근 야구계는 현대 매각과 김성근(65) SK 감독의 ‘부드러운 남자’로의 변신이 주요 화제다.
농협의 현대 구단 인수 관련 기사가 연일 언론에 대서특필되는 가운데 김성근 감독의 일거수 일투족도 관심의 대상으로 비중있게 다뤄지고 있다. ‘무서운 호랑이 교관’ 스타일이었던 김성근 감독은 SK 감독으로 복귀한 후에는 코칭스태프에게 훈련을 일임한 데 이어 일본 전지훈련지에서는 선수들에게 ‘프로답게 공개적으로 음주, 흡연을 해도 좋다’고 지시해 주위를 놀라게 하고 있다. 이전 엄격하게 선수단을 관리하던 김 감독 스타일을 감안하면 엄청난 변화인 것이다.
노 감독인 김성근 감독이 ‘부드러운 남자’로 변신하고 있는 데 반해 16년 만에 친정팀 LG 트윈스에 사령탑으로 복귀한 김재박(53) 감독은 ‘독한 남자’로 변신하고 있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현대 시절에는 가급적 선수단에 간섭을 하지 않고 자율적 분위기였던 김 감독은 LG로 와서는 ‘엄격한 교장 선생님’이 돼가고 있다.
김 감독은 먼저 ‘멋쟁이’ LG 선수들 사이에서 유행하던 유니폼 하의를 스파이크 밖으로 길게 내놓는 복장을 금지시켰다. 주루 플레이에 방해가 될 수 있다며 하의를 스타킹 안에 넣도록 지시했고 귀걸이도 일체 허락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김 감독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계속해서 선수단을 놀라게할 만한 충격적 조치들을 쏟아냈다. 김 감독은 지난 17일 일본 전지훈련을 떠나기에 앞서 선수단에 ‘공공장소에서 금연, 금주’를 명령했다. 김 감독은 “화장실과 자기 방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선수단이 전부 모인 장소에서는 금연을 지시했다. 원정지 숙소에서 음주도 안된다”면서 “선수단 내 도박도 물론 금지다. 단 일본 전지훈련 중 휴식일날 선수들이 파친코를 즐기는 것은 허용하겠다. 거기는 오후 11시에는 문을 닫으니까 괜찮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의 이같은 지시 사항은 선수단 라커룸에 전달됐다. 15일 선수단 신년 하례식 후 전체 회식 때 고기를 먹으면서도 사상 최초로 식탁에 소주 한 병 올라오지 않았다고 한다. 김 감독의 엄명으로 올해는 전체 회식 때도 음주는 금지라고 한다.
공교롭게도 김재박 감독을 비롯해 LG 1군 코칭스태프는 전원이 담배를 피지 않는다. 정진호 수석코치, 김용달 타격코치, 양상문 투수코치 등 원래 피지 않던 코치는 물론 노찬엽 코치와 전종화 코치도 각각 금연 6년, 5년째로 담배를 피지 않고 있다고.
김 감독은 현대 시절에는 ‘모든 것은 지나치지 않으면 된다. 프로선수들은 자기 절제가 필요하다’며 흡연, 음주는 물론 도박도 약간씩은 허용했던 스타일이었다. 김 감독 자신도 온갖 잡기에 능하며 조금씩은 즐기는 스타일이었다.
김 감독이 이처럼 ‘독해진’ 데는 이유가 있다. 김 감독은 “오랫동안 맡은 현대 선수단은 내 스타일에 알아서 맞췄다. 그리고 현대는 성적으로 모든 것을 말했다. 하지만 LG는 그렇지 않다. LG 선수단이 야구를 잘할 때까지는 엄격하게 규율을 정해 지켜나갈 수 밖에 없다”고 밝히고 있다.
LG 선수단을 강하게 만들기 위해 점점 더 강도가 높아지고 있는 김재박 감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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