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호 PD, “‘청춘의 덫’에서 벗어나려면 멜로는 하지 말아야”
OSEN 기자
발행 2007.01.18 16: 54

“작은 가족 안에 삼라만상이 다 있다.” SBS TV 새 월화드라마 ‘사랑하는 사람아’(최윤정 극본)를 연출하고 있는 정세호 PD가 18일 SBS 탄현제작센터에서 작품의 소재로 ‘가족’을 선택한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가족이라는 기본 집단 안에 담기지 않는 세상이 어디 있느냐는 설명이다.
‘사랑하는 사람아’는 지난 1월 15일 첫 방송을 시작해 1, 2회가 방송됐다. 물론 경쟁드라마인 MBC TV ‘주몽’에 막혀 시청률은 저조한 편이지만 24부작 미니시리즈에서 ‘가족 이야기’를 다뤘다는 점에서 신선한 느낌을 던져주고 있다. 기본 구도는 간단하다. 불우한 가정형편으로 인해 각기 다른 환경에서 성장한 다섯 남매가 장성한 이후 다시 만나 가정을 이뤄가는 과정에서 생기는 갈등과 사건들을 다루고 있다. 비슷한 환경에서 자라나도 제각기 다른 세계관을 갖기 마련인데 한두 명씩 흩어져 제각기 다른 환경에서 성장했으니 그 삶이 오죽할까.
1, 2회를 본 시청자들은 가족의 애틋함을 느끼게 하는 미니시리즈에 신선한 충격을 받으면서도 경쟁이 치열한 미니시리즈 시간에 가족 이야기가 나오는 것을 보고 약간은 어리둥절하기도 했다. 더군다나 월화드라마는 인기 절정의 ‘주몽’이 버티고 있는 시간대가 아닌가.
일부에서는 괴물 ‘주몽’을 상대하는 전략적 선택이라는 해석까지 나오곤 했다. 그러나 정 PD는 그런 배경은 없었다고 밝혔다. “사실 드라마를 처음 기획할 때는 주몽이 연장 방송하리라고 생각지 못했다”는 게 정세호 PD의 너무나 솔직한 대답이다.
그렇지만 ‘가족’에 대한 정세호 PD의 생각은 분명했다. “가족 안에 삼라만상이 다 들어있다. 드라마에 나오는 다섯 남매만 해도 그렇지 않은가. 책임감 강한 장남(찬주·홍경민)이 있는가 하면 욕망에 사로잡힌 석주(김동완)도 있고 허영심 많은 찬주(장정훈)도 있다. 그들 하나하나가 우주가 아니고 무엇인가”고 반문했다.
정세호 PD의 대표작인 ‘청춘의 덫’과 비슷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생각을 밝혔다. “멜로드라마는 기본적으로 사랑이 뼈대가 되는데 둘이 하는 사랑으로는 그 긴장감을 유지할 수 없다. 삼각관계가 있어야 되고 그 결과물로 배신과 쟁탈이 따르게 마련이다. 내가 ‘청춘의 덫’이라는 덫에서 완전히 벗어나기 위해서는 나는 다시는 멜로를 하지 말아야 한다. ‘사랑하는 사람아’와 ‘청춘의 덫’은 전혀 별개의 드라마다”고 밝혔다.
정 PD는 또 사극과 현대극에 시청자들의 반응 속도가 다른 이유를 “현대극은 인물의 캐릭터를 일일이 새로 만들어 나가야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시간이 좀더 지나면 미니시리즈로 만들어지는 가족드라마에 빠져들게 될 것이라며 시청자들의 많은 관심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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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호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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