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훈 新 테마, '파친코와의 전쟁?'
OSEN 기자
발행 2007.01.18 18: 10

'파친코와의 전쟁'.
일본으로 전지훈련을 가면 장단점이 뚜렷하다. 일단 지리적으로 가깝고 입맛에 맞는 음식이 많다. 최근 몇 년간 불어닥친 한류 덕택에 어디를 가도 한국의 냄새를 맡을 수 있다. 심리적으로 안정된다. 기후도 전훈에는 안성맞춤이다. 덥지도 춥지도 않다.
그러나 걱정거리가 있다. 일본의 대중적인 도박 기계인 파친코의 존재다. 파친코는 이제 한국인들에게도 친숙해질 대로 친숙해졌다. 전국 어딜 가더라도 파친코장이 널려있다. 대부분 불법이지만 성업 중이다.
일본서는 전지훈련지에 와 있는 선수 코칭스태프 프런트 취재기자 할 것 없이 모두 파친코를 즐긴다. 훈련이 끝난 저녁에 짬을 내고 비교적 시간이 많은 휴일에는 장시간 파친코를 즐긴다.
집을 떠나온 처지에서 잠깐의 파친코로 무료한 시간을 달랠 수 있다. 말도 안통하는 일본에서 호텔 방에 죽치지 않고 잠깐 바람을 쐰다는 기분으로 파친코를 즐길 수 있다. 영업 마감시간이 밤 10시 또는 11시이기 때문에 한국의 파친코 업소에서처럼 밤을 새는 일은 없다.
이 때문에 대체로 감독들은 파친코에 대해서 관대한 편이다. 김인식 한화 감독은 선수들과 함께 하기도 했고 선동렬 삼성 감독 역시 휴일 파친코는 탓하지 않는다.
그러나 단점도 많다. 하루 종일 앉아서 파친코를 즐기다보면 몸에 무리가 올 수 밖에 없다. 사실 웨이트트레이닝이나 훈련을 마치고 피곤한 상태에서 장시간 앉아 있다면 몸에 좋을 일은 없을 것이다.
아울러 만만치 않게 지갑이 비어간다는 것이다. 15분이면 순식간에 1만 엔이 날아간다. 환율이 내렸다지만 우리 돈으로 8만 원에 가까운 돈이다. 한 달 넘게 있으면서 상당한 액수를 잃게 된다. 물론 수십 만 엔을 따는 경우도 있지만 태반이 손해를 보기 마련이다.
김성근 SK 감독은 이번 고지 전훈 캠프서 수칙을 발표하며 도박 금지령을 내렸다. 당연히 파친코가 포함돼 있다. 그동안 자유롭게 파친코를 즐겨왔던 선수들이나 프런트 모두 울상일 것이다. 다른 구단의 수장들은 어떤 결정을 내릴지 비교해보는 일도 흥미로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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