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삼성이 올 시즌부터 메리트 시스템을 출전수당제에서 승리수당제로 바꿨다. 승리수당제는 분명 '당근과 채찍' 양면의 얼굴을 지니고 있다.
승리할 경우 선수들 앞에는 두둑한 '돈뭉치'가 기다리고 있으니 당근 역할을 하는 것이고 경기에서 진다면 그동안 지급되어 오던 출전수당조차 받지 못하니 채찍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일단 승리수당제로 변경된 후 수원 선수들의 눈빛이 예전보다 훨씬 날카로워진 것은 사실이다. 특히 차범근 감독이 4주 휴가 동안 게을리하지 말고 준비해 오라고 내준 체력 프로그램 숙제를 선수들이 충실히 이행해왔다. 이미 몸 상태가 돼 있으니 화성 클럽하우스 훈련과 남해 전지훈련에서의 체력훈련 시간이 훨씬 짧아졌고 차 감독은 "조직력 훈련과 경기 감각을 익힐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났다"고 싱글벙글이다.
그렇다고 걱정되는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승리해야만 수당을 탈 수 있으니 자칫 한 선수의 실수로 팀이 질 경우 해당 선수가 받아야 할 심적 고통이 예상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차 감독과 선수들은 일단 승리할 때만 수당을 지급하는 것에 대해 적극적인 찬성 의사를 보내고 있다.
차 감독은 "유럽리그의 경우 출전수당을 지급하지 않고 오직 승리수당만 있다"며 "계속 출전수당을 지급한다면 구단 재정이 제대로 남아날 리가 없을 뿐더러 선수들의 정신력을 위해서라도 승리수당만을 주는 것이 옳다"고 밝혔다.
또 올 시즌 주장 완장을 차게 된 '시리우스' 이관우(29)도 "선수들끼리 승리수당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있진 않지만 훈련 분위기가 사뭇 진지해지고 주전 포지션 구도에 경쟁이 붙은 것은 사실"이라며 "나도 계약상으로는 출전수당과 승리수당 모두 받게 되어 있긴 하지만 구단에서 원한다면 승리수당만 받는 조건으로 바꿀 의향도 있다"고 말했다.
2006 시즌 K리그와 FA컵을 모두 놓치며 준우승에 그쳤던 아쉬움을 안고 있는 수원이 다시는 눈물을 흘리지 않겠다는 각오와 승리수당이라는 새로운 제도로 정상 탈환을 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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