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야구계에는 온통 하이닉스 반도체(구 현대전자)가 현대 유니콘스를 책임져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고 있다. 농협이 현대 유니콘스 인수를 전격 보류하면서 여기에 단초의 하나를 제공한 하이닉스에 야구계 여론이 좋지 않은 것이다. 매각 협상이 지연된 원인으로 알려진 야구단 직원들 퇴직금(13억 원) 처리 문제를 비롯해 야구단 대주주로서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 야구계 여론이다. 애초 80억 원에 현대 주식을 농협에 양도키로 합의했으므로 군말없이 넘겼으면 농협이 책임을 지고 반대 세력을 설득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퇴직금 부담 부분을 놓고 협상이 늘어지면서 농협의 야구단 운영에 반대하는 목소리는 점점 커졌고 결국 부담감이 커진 농협이 '인수 보류'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게 야구계의 분석이다. 자칫하면 현대 유니콘스가 공중 분해될 위기에 처하자 비상이 걸린 야구계는 하이닉스를 집중 성토하며 '하이닉스 책임론'을 거론하고 있다. 더욱이 지난 7년간 하이닉스가 현대 야구단의 대주주이면서도 지원금을 내지 않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하이닉스 책임론은 커져가고 있다. 한 야구단의 고위 관계자는 "하이닉스는 연간 순이익이 1조 원이 넘는 기업이다. 비록 채권단의 관리를 받는 기업이라고는 하지만 순이익이 1조 원이 넘는 기업이라면 그에 걸맞는 사회적 활동도 해야 한다. 기업이 돈만 버는 이익 집단이 아닌 사회적 기여도 해야 하는 것에 존재의 이유가 있다. 더욱이 국민들의 공적자금이 투입된 기업이라면 국민들의 여가선용의 한 도구인 야구단 운영도 사회적 활동에 포함된다"며 하이닉스 책임론을 강조했다. 농협의 현대 인수가 불발되면 하이닉스가 나서서 위기의 현대호를 구해야 한다는 것이 야구계의 주장이다. 야구단 주식의 76%를 보유한 대주주로서 매각 때만 밥그릇을 챙기려 들 것이 아니라 야구단 지원으로 야구단을 살려내고 운영해야 한다는 주장들이다. '현대 유니콘스'가 아닌 '하이닉스 유니콘스'로 환골탈태하는 것도 고려해볼만하는 게 야구계의 바람이다. 그것도 아니면 이참에 현대가(현대차그룹, 현대그룹, 범현대그룹 등)에 야구단 주식을 넘기라는 주장도 설득력 있게 제기되고 있다. 예전의 인수 장부가인 470억 원을 주장할 것이 아니라 새로 책정된 80억 원에 현대가에 주식을 넘겨 '현대 유니콘스'의 전통을 이어가게 해야한다는 주장도 강력하게 나오고 있다. 하이닉스가 야구단에 책임을 갖고 회생책을 강구해야할 시점으로 여겨진다. s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