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환(31)을 수원 삼성으로 데려온 차범근 감독이 흐뭇해하고 있다. 안정환이 솔선수범이 되어 다른 선수들까지 열심히 하고 있는 '시너지 효과'가 나오고 있기 때문.
차범근 감독은 지난 18일 경남 남해 스포츠파크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몸 상태 회복과 그라운드 복귀는 본인이 얼마 만큼 노력을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너무 열심히 훈련해줘 생각보다 빨리 회복할 것 같다"며 "안정환처럼 경험 많은 선수가 열심히 해주다보니 다른 선수들도 열심히 하는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훈련을 지도하는 사람으로서 그 어느 때보다 편하다"고 말했다.
이어 차 감독은 "4주의 휴가 동안 체력 보강 프로그램이라는 숙제를 줬는데 첫날 소집훈련 때 보니 숙제를 모두 잘해와 체력훈련 시간이 짧아지게 됐다"며 "몸 상태를 갖추는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으니 그만큼 전술 훈련이나 경기 감각을 끌어올릴 수 있는 시간을 벌게 됐다"고 전했다.
특히 차 감독은 안정환에 대한 얘기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 올 시즌 활약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차 감독은 "안정환이 몸만 된다면 골 결정력이 없는 지난 시즌 우리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훨씬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며 "안정환을 대표팀에 처음 불렀을 때 기량은 있지만 야생마처럼 길들여지지 않아 오랫동안 대표팀에 머물러있게 할 수 없었는데 지금 보니 무척 차분하게 경기를 한다"고 밝혔다.
또 차 감독은 "안정환의 모습을 보면 움직임에 무리가 없고 순간적인 기회를 찾아들어가며 골 만드는 과정 자체가 좋다. 시야가 넓어졌고 공을 안전하게 지킬 줄 안다"며 "몸이 덜 되어서 그런지 예전처럼 공을 오래 소유하지 않고 있지만 계속 그랬으면 좋겠고 토고와의 독일 월드컵 경기처럼 2선에서 예기치 않은 슈팅이 더 나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아스날의 예를 들며 숨가쁘게 돌아가는 축구, 빠른 축구가 완성되기 위한 안정환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차 감독은 올 시즌 선수단 운영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수비수 마토의 문제에 대해 차 감독은 "올해까지 계약이 되어 있는데 영입할 때 팀에서 우승을 하고 유럽으로 가라고 했지만 본인의 유럽행 의지가 강하다"며 "하지만 마토를 대체할 수 있는 선수가 있어야 하는데 아직 그렇지 못해 가능하다면 6월 이전에 재계약을 할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또 중앙 수비수 문제에 대해 차 감독은 "이정수가 수술이 끝난 후 회복됐고 최성환도 있어 한때 김진규까지 영입하려던 중앙 수비 투자는 취소했다"며 "마토가 유럽으로 이적하게 된다면 다시 중앙 수비 보강 문제에 대해 생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미드필드진에 대해서는 "김남일이 든든히 지켜주고 있고 오장은을 데려와 더욱 튼튼하게 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는데 오장은 측에서 터무니없는 금액을 요구해 포기했다"며 "몸값에 비해 효과가 적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또 차 감독은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뛰던 에두는 몸싸움도 잘하고 나름대로 골 결정력과 돌파력이 있어 안정환과 좋은 호흡을 맞출 것으로 예상되며 나드손까지 들어올 경우 최강의 공격진이 형성될 것"이라며 "여기에 서동현 신영록 등 어린 선수들이 있고 이들로만은 불안해서 박성배까지 보강했다. 이 정도면 큰 돈 들이지 않고 실리적으로 알차게 영입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밖에 올 시즌 '큰 일'을 낼 것 같은 선수가 누구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차 감독은 "어느 하나 열심히 하지 않는 선수가 없겠지만 배기종이 생각보다 좋은 선수라고 생각한다"며 "지금 하는 모습을 보면 상당히 파괴력이 있다. 우리가 대전과의 경기에서 왜 고전했는지 이유를 알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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