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와 닮은 '복면 달호', 흥행 성공할까
OSEN 기자
발행 2007.01.20 08: 40

5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미녀는 괴로워’와 2월 15일 개봉하는 영화 ‘복면달호’는 서로 닮은 점이 많다. 원작이 일본의 작품이라는 것부터 시작해 주된 소재인 가수의 삶이라는 점까지. 그럼 ‘복면달호’는 ‘미녀는 괴로워’처럼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까?
먼저 두 영화의 첫 번째 유사성은 원작이 모두 일본의 작품이라는 것이다. ‘미녀는 괴로워’는 동명의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고, ‘복면달호’는 사이토 히로시 작가의 일본소설 ‘엔카의 꽃길’을 원작으로 한다. 두 번째 유사성은 가수의 삶을 소재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녀는 괴로워’의 여주인공은 립싱크 가수이고, ‘복면달호’의 주인공은 트로트 가수다. 세 번째 유사성은 영화 속 노래에 관한 것이다. ‘미녀는 괴로워’ 강한나(김아중 분)이 부른 ‘마리아’는 영화의 흥행과 더불어 온라인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제작보고회를 통해 공개된 ‘복면달호’의 ‘이차선 다리’는 한번 들으면 쉽게 따라할 수 있는 멜로디와 음정으로 히트를 예고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두 영화의 주인공이 원초적인 고민이라고 할 수 있는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을 한다는 것이다.
이렇듯 두 영화가 유사성은 많다. ‘미녀는 괴로워’가 흥행했던 것처럼 ‘복면달호’가 흥행에 성공할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 하지만 ‘미녀는 괴로워’에 비해 ‘복면달호’가 가진 약점이 하나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이미 앞서 흥행돌풍을 일으킨 ‘미녀는 괴로워’다. ‘미녀는 괴로워’가 흥행에 성공할 수 있는 요인으로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큰 장점은 신선함이었다. 그러나 ‘미녀는 괴로워’와 많은 점이 닮아 있는 ‘복면달호’에게는 ‘미녀는 괴로워’의 흥행이 과히 달가울 일만은 아니다. 흥행돌풍으로 ‘복면달호’의 신선함은 이미 신선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신선함이 부족하지만 그렇다고 ‘복면달호’만의 매력이 떨어진다는 소리는 결코 아니다. ‘미녀는 괴로워’가 외형적인 변신을 통해 거듭난 주인공의 이야기가 중심이라면, ‘복면달호’는 가수의 길을 걷는 주인공에 초점을 맞춘다는 차이점이 있다. 그래도 ‘두 영화의 유사성 때문에 ‘복면달호’가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지우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복면달호’가 ‘미녀는 괴로워’보다 늦게 개봉하는 시기적 요건만 빼면 두 영화는 전혀 별개의 영화라는 점이다.
‘복면달호’가 ‘미녀는 괴로워’처럼 흥행에 성공하기를 바란다. ‘복수혈전’으로 쓴 맛을 보고 제작자로 변신해 5년동안 철치부심한 이경규를 위한 말이 아니다. 비록 많은 부분이 비슷하지만 어느 하나를 따라한 아류작이 아닌 전혀 다른 영화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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