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파도'의 할매들, 2년전과 뭐가 달라졌나
OSEN 기자
발행 2007.01.20 08: 50

2005년 3월 개봉했던 ‘마파도’의 흥행을 이끌었던 할매들은 2년 후 원래 그대로 모습을 가지고 있을까? 영화 속에서 보여지는 캐릭터만 보자면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다. 하지만 영화 속 진짜 주인공은 누구인가를 따져보면 대답은 다르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모습은 그대로지만 영화 속 입지는 크게 달라졌다.
전편 ‘마파도’에서 보여줬던 할머니들의 모습과 ‘마파도2’의 할머니의 모습은 크게 차이가 없다. 다른 게 있다면 회장댁(여운계 분)이 가끔 정신이 오락가락하게 됐다는 것과 충수가 미처 알지 못했던 제3의 인물인 영광댁(김지영 분)이 있다는 정도다. 보는 것만으로 위압감이 느껴지는 큰 덩치의 여수댁(김을동 분), 철딱서니 없이 남자를 밝히는 마산댁(김형자 분), 말이 거의 하지 않는 제주댁(길혜연 분), 시도때도 없이 욕을 남발하는 진안댁(김수미 분)의 모습은 여전히 그대로다.
하지만 전편 ‘마파도’의 주인공이 당첨된 로또를 들고 도망간 끝순이(서영희 분)를 찾아 나선 충수(이문식 분)와 재철(이정진 분)이었다면, ‘마파도2’의 주인공은 다시 마파도를 찾아온 충수와 기영(이규한 분) 아닌 바로 마파도 할머니들이다. 다시 말해 전편에서 마파도 할머니들이 영화를 재미있게 만드는 조연이었다면, 속편에서는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는 주연으로 올라섰다는 말이다.
전편의 할머니들은 주인공인 충수와 재철이 마주친 큰 장애물이었다. 그래서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풀어내기 보다는 충수와 재철의 좌충우돌에 영화의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마파도2’에서 충수와 기영은 영화의 중심이 아닌 변두리에 서서 할머니들의 인생사를 풀어내게 만드는 화자가 된다. 충수와 기영이 멍석을 마련하고 멍석 위를 뛰어노는 것은 바로 마파도의 할머니들이다.
때문에 ‘마파도2’가 전편과 전혀 다른 이야기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그렇다고 답습했다고 하기에도 무리가 있다. 대신 전편에서 미처 채우지 못했던 영화의 내용을 속편을 통해 보충한 것이라고 보는 게 맞다. 즉 전편의 흥행에 힘입어 다시한번 흥행돌풍을 겨냥한 단순한 속편은 아니라는 말이다.
한편 ‘마파도2’는 개봉 첫 날인 1월 18일 하루동안 전국 10만명의 관객을 불러들이며 ‘박물관이 살아있다!’ ‘에라곤’에 내준 국내 박스오피스 1위를 탈환할 태세다.
pharos@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