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일일연속극 ‘나쁜 여자 착한 여자’의 대사가 시청자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 1월 17일 방송분에서 어머니 최말자(남윤정)와 딸 김태희(이윤미)의 대사가 논란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이날 방송분에서는 선을 보고 온 태희에게 말자가 이것저것 캐묻기 시작하고 그녀의 잔소리가 두려운 태희가 “예상대로 거구에 구두는 항공모함 같고 손은 솥뚜껑 만한데…(중략). 손은 얼마나 큰지 그 손바닥으로 한대 치면 죽을 것 같더라고. 살다보면 맞을 짓 할 때도 있을 것 아냐. 엄마는 아버지한테 한번도 안 맞아 봤어?”라고 물었다. 그러자 당황한 말자는 “옛날에 뺨 한번 맞아봤지. 왜 그랬냐고는 묻지 마”라고 대답한 것.
이와 관련해 시청자들은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얼마 전 이찬-이민영의 폭력사건으로 세상이 떠들썩했던 터라 그 의도와 상관없이 이 같은 대사는 충분히 논란의 여지가 생길 수 있다.
시청자들은 “우연히 백일섭 씨 부인이 한 대사를 듣고 소름이 끼쳤다. 세상에 남편에게 맞을 짓을 하는 여자는 없다. 어떤 사유로도 폭력을 쓰는 것은 정당방위가 아닌 한 미화될 수 없는 일이다. 대사 쓸 때 그런 점을 유념하셨으면 좋겠다”, “폭력은 어떤 이유에서든 이혼사유라고 법원에서도 판결이 나온 마당에 대사 좀 신중해야하지 않을까요?”는 등의 의견을 보이고 있다.
또한 극중 부부 간의 대화 역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건우(이재룡)-세영(최진실), 태현(전노민)-서경(성현아), 봉달(백일섭)-말자(남윤정) 등 드라마 속에서 등장하는 부부들 모두 여자가 남자에게 존칭을 쓰고 있는 것. 특히 말자는 봉달에게 극존칭을 쓰며 순종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 이와 관련한 일부 시청자들의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극중에서 자식들은 편하게 부모에게 말을 놓고 있는 상황에서 가장 평등해야할 부부의 일방적인 존대 사용이 아이러니하다.
시청자들은 “첫 회부터 유난히 남자에게 극존칭을 쓰고…. 작가분의 어떤 의도인지는 몰라도 부부는 동반자적 입장이다. 물론 서로에게 존칭어는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누가 들어도 한쪽으로 기울어진 대사처리들이 너무나 많다. 조선시대를 너무 그리워 하셨나?”, “요즘 남편이나 애인한테 존대하는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존중하는 의미라면 서로를 존중하는 것이 마땅한데 왜 일방적으로 여자만 존대를 하나요? 요즘에는 부모님에게도 (자식의) 반말 사용이 당연시 되고 있고 실제로도 이 드라마에서도 아이가 부모에게 반말을 합니다. 왜 제일 가까워야할 사이에서 일방적인 존대가 비상식적으로 일어나는지 모르겠네요”라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첫 회부터 불륜 소재와 관련해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TNS미디어코리아의 조사결과 1회 시청률이 18.0%를 기록한 이후 한동안 하락세를 보이던 ‘나쁜 여자 착한 여자’는 최근 다시 회복세로 접어들어 19일 방송분이 17.4%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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