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로스앤젤레스, 김형태 특파원] 클리블랜드 인디언스가 추신수(25)를 두고도 같은 포지션에 트롯 닉슨(33)을 영입한 이유는 무엇일까.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닉슨이 추신수보다 나은 점은 그다지 없어 보인다. 보스턴 시절이던 2002년 28홈런을 친 적이 있지만 2005년 13홈런 지난해에는 타율 2할6푼8리 8홈런에 그친 닉슨이다. 아직 창창한 나이에 공수주를 두루 갖춘 추신수에 비해 그다지 가치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추신수가 못미치는 한 가지 부분이 있다. 바로 경험이다. 닉슨은 올해로 풀타임 빅리거 9년째를 맞는다. 아직 풀시즌을 제대로 치러본 적이 없는 추신수가 밀리는 유일한 부분이다.
클리블랜드는 결국 추신수의 가능성 보다는 닉슨의 경험을 높이 샀다. 올 시즌 클리블랜드 라인업에는 젊은 선수들이 즐비하다. 3루수 앤디 마티, 유격수 자니 페랄타, 2루수 조시 바필드에 1루수 후보로 여겨졌던 라이언 가코, 그리고 추신수까지 '미래의 팀'으로 여겨진다.
젊은 선수가 너무 많다 보니 오히려 구단이 걱정을 하게 됐다. 21일(한국시간) 지역신문 에 따르면 마크 샤피로 단장은 빅리그 경험이 적은 선수가 많다 보니 베테랑 영입 정책으로 선회했고 결국 추신수가 유탄을 맞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팀이 젊은 선수 일색이어서 오히려 베테랑 우대 정책을 펴게 됐는데 가장 '만만한' 추신수가 희생양이 됐다는 것이다. 내야의 핵인 마티 페랄타 바필드는 건드릴 수 없는 존재인 까닭에 아직 입지를 굳히지 못한 추신수의 자리에 닉슨을 영입하게 된 것이다.
닉슨이 합류하면서 벤치멤버로 거론되던 가코가 메이저리그에 잔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클리블랜드 타선이 좌타 일색인 까닭에 우타자인 가코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높아짐에 따라 시즌 개막을 메이저리그에서 맞이할 전망이 밝아졌다.
반면 스프링캠프에서 주전 선수의 부상 등 돌발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한 추신수는 트리플A 버팔로에서 시즌을 시작할 공산이 커졌다. 신문은 프랭크 구티에레스, 벤 프란시스코 등 젊은 유망주들과 함께 추신수가 마이너에서 기회를 노려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단이 이들을 '예비군'으로 편성함에 따라 경우에 따라서는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지난해 시애틀에서 이적한 뒤 햇발이 비치는 듯했던 추신수에게 와신상담의 시기가 다시 도래했다.
workhors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