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초 위기' 현대호, 누가 구원할까
OSEN 기자
발행 2007.01.21 09: 56

누가 구원의 손길을 내밀 것인가.
농협중앙회의 인수 의사 철회와 함께 현대호의 앞날은 그야말로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게 됐다. 많은 야구인들은 자칫하다간 현대가 공중 분해되고 7개 구단으로 시즌을 맞이할 수도 있다고 크게 걱정하고 있다. 운영 자금 조달도 어렵고 인수자도 나서지 않으면 무너질 수 밖에 없다.
인수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KBO측은 '범 현대가'의 도움을 받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하일성 사무총장은 현대그룹,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현대해상화재보험 등의 오너들을 차례로 만나 지원을 부탁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이들이 현대 유니콘스 야구단을 인수할 가능성은 현재로선 낮다. 현대해상은 법적으로 불가능하고 현대기아차는 KIA 타이거즈가 있는 데다 환율로 고전하고 있어 2개의 프로야구단 운영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현대그룹은 연간 100억 원이 넘는 적자를 메워줘야 되는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여론을 의식해 응급 처방 수준에서 긴급 지원이 이뤄질 수 있다. 일단 한 시즌 정도 끌어갈 정도의 자금을 지원하고 그 기간 동안 새로운 인수자를 찾도록 못을 박는 것이다. 정몽윤 현대해상화재보험 이사회 의장은 범 현대가의 지원을 포함한 다각도의 해 결방안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주주인 하이닉스반도체의 움직임도 주목된다. 이번 현대 사태와 함께 하이닉스는 돈 한 푼 지원하지 않으면서 주인 행세를 해왔다는 신랄한 비판을 받고 있다. 여론의 따가운 시선을 받고 운영 자금을 낼 수 있다면 더 없이 좋은 모양새가 된다.
그러나 이는 온정적 측면에 기댄 가능성일 뿐이다. 냉철한 경제 논리가 적용된다면 현대 문제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게 된다.
현대그룹과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은 야구단이 쓰러질 줄 알고도 지원을 중단했다. 밑빠진 독에 물 붓기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수 년 동안 야구단을 방치해온 하이닉스가 마음을 바꿔 지원한다는 움직임도 없다. 정몽윤 의장도 마냥 자신의 지갑을 열 수 있을까.
거센 풍랑을 만나 좌초 위기에 빠진 현대호에게 누가 구원의 손길을 내밀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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