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톱스타들, 'TV로 가자'
OSEN 기자
발행 2007.01.21 10: 37

영화를 주무대로 삼던 스크린 톱스타들이 최근 TV 출연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지난해 사상 최대인 108편이 제작될 정도로 팽창했던 한국영화계의 거품이 빠지면서 스크린에 한파가 부는 때문이다.
이같은 현상은 대표적 한류 스타들에게도 예외가 아니다. 배용준이 대하사극 '태왕사신기' 촬영에 여념이 없는 가운데 이병헌 권상우도 곧 TV 출연작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장동건과 함께 주연을 맡은 블록버스터 '태풍'이 저조했던 이정재 역시 지난해 중순이후 여러 드라마를 놓고 저울질이 한창이다.
여자 스타로는 김하늘이 '청춘만화' 개봉후 오랜만에 '90일, 사랑할 시간'으로 브라운관 복귀를 했으나 별 재미는 못봤다. '청연' '연애 그 참을수 없는 가벼움' 등으로 활발하게 스크린 활동을 벌였던 장진영도 TV 드라마 출연을 타진하고 있는 중이다.
스크린 톱스타들이 대거 TV 드라마로 방향을 틀고 있는 데는 영화 흥행에서 스타 마케팅의 역할이 줄고 있는 까닭이다. 출연료만 4억~5억원에 러닝 개런티까지 챙겨가는 스타들은 한 때 영화 투자와 수익에서 큰 몫을 했다. 투자사들은 스타가 캐스팅 작품에 주로 돈을 줬고, 이들이 출연한 영화들이 박스 오피스 상위권을 휩쓸었다. 그러나 지난해 초 '왕의 남자' 돌풍 이후 더 이상 국내 관객들은 스타 마케팅을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스타' 보다 '작품'따라 가는 경향이 강했다.
2006년의 경우 흥행 보증수표라는 차승원이 출연한 '국경의 남쪽'(25만명)을 비롯해 숱한 스타 캐스팅 영화들이 참패를 맛봤다. '지우 히메' 최지우와 신예 조한선의 '연리지'는 고작 14만명을 동원하는 그쳤고 조승우 강혜정 커플의 동반 출격으로 화제를 모았던 멜로 '도마뱀'도 40만명 동원에 만족했다.
이밖에 문근영 김주혁의 '사랑따윈 필요없어', 고현정의 스크린 데뷔작 '해변의 여인', 정우성 전지현 이성재의 '데이지' 등도 기대에 훨씬 못미쳤다. '왕의 남자'로 일약 스타가 된 이준기는 불과 수개월 뒤 차기작 '플라이 대디'를 개봉했지만 51만명 스코어로 끝냈다. 스타 마케팅의 한계를 보여준 셈이다.
결국 올 해 한국영화 투자 시장은 급격히 축소될 전망이다. 한동안 쏟아지는 시나리오 중에서 입맛에 맞는 작품을 골라 출연했던 스타급 배우들조차 개점 휴업에 들어갔다. 그나마 이병헌 권상우 장진영 등은 TV쪽에서 끊임없이 러브콜을 보내고 있어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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