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세완(29.KIA)의 반격이 시작됐다.
요즘 광주구장에서 훈련에 열중하는 내야수 홍세완을 보면 뭔가 달라졌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무엇보다 과묵해졌다. 조용히 훈련에만 전념한다. 또 하나 다른 점은 몸이 홀쭉이가 됐다. 홍세완은 "신인 시절의 몸무게로 돌아갔다"고 말하는데 실제로 예전의 뭉툭하고 풀어진 모습이 아니다.
이처럼 홍세완이 달라진 이유는 자신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0년 해태에 입단 이후 매년 부상을 달고 사는 통에 풀타임으로 소화한 시즌이 2년에 불과하다. 지난해는 2할4푼 5홈런 21타점의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굳건히 자리를 지켜온 주전 유격수도 이현곤에게 사실상 빼앗겼고 3루로 밀려났다.
그런데 3루를 놓고도 자리 다툼을 벌여야 된다. 서정환 감독은 홍세완에게 눈길을 주지 않고 4년차를 맞는 김주형 키우기에 몰두해왔다. 남해 가을캠프와 미야자키 자율훈련캠프에서 오로지 김주형 키우기에 전념했다. 아예 "김주형에게 3루 주전을 맡기겠다"는 말도 하고 있다.
서정환 감독은 "지금 홍세완의 위치는 예전과 다르다. 본인이 자신의 자리를 다시 잡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입지가 점점 좁아들고 있음을 감지한 홍세완. 12월 내내 하루도 빼놓지 않고 훈련에만 매달렸다. 이건열 타격코치도 "훈련 자세나 올 시즌에 임하는 태도가 많이 달라졌다"고 귀띔했다.
누가 뭐라 해도 홍세완은 KIA 타선의 핵이다. 한때 장성호와 함께 팀 내 타점왕 경쟁을 벌일 정도로 클러치형 타자다. 지난 2003년 4번타자로 22홈런 100타점 타율 2할9푼의 호성적을 올린 바 있다. 타 팀 투수들에게 KIA에서 가장 까다로운 타자를 꼽자면 장성호와 더불어 나오는 이름 석 자가 홍세완이었다.
올 시즌 홍세완이 예전의 모습을 되찾아준다면 KIA 타선은 위력이 배가된다. 홍세완의 달라진 모습을 알게 된 서정환 감독도 "장성호 서튼과 함께 홍세완이 클린업 트리오에서 포진할 수만 있다면 바랄 게 뭐가 있겠는가"라며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홍세완의 성공과 실패에 따라 KIA 타선의 무게감이 달라지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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