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온 뒤에 땅이 더 단단해진다고 했던가.
‘쓰나미’처럼 한바탕 소용돌이가 휘몰아친 뒤 현대 유니콘스는 전열을 재정비하는 데 힘을 모으고 있다. 지난 19일 미국 플로리다로 전지훈련을 떠난 선발대인 투포수진은 무사히 도착해 첫 날 훈련을 소화했다.
국내에 남아 있는 야수진은 김시진 감독의 지휘 아래 오는 24일까지 휴식일 없이 담금질을 계속한다. 그리고 25일 예정대로 전훈을 떠난다.
지난 일주일 여 간 농협의 현대 인수 논의로 뒤숭숭했던 선수단은 현대가(家)가 다시 야구단을 유지할 뜻을 내비침에 따라 신속하게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는 것이다.
김시진 감독은 “아직 야구단 존속 여부가 확실하게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선수들의 정신력 강화에는 도움이 된 것 같다. 이번 사태로 선수들은 팀의 소중함, 나아가 현대 유니콘스가 얼마나 좋은 팀인가를 절실하게 느꼈을 것”이라며 이번 사태를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했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똘똘뭉치는 계기가 된 것같다. 올 시즌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는 목표 의식이 더욱 뚜렷해졌다”며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팀 성적을 위해 뛰어줄 것으로 믿었다.
또 김 감독은 차제에 현대 유니콘스가 전통을 이어가며 안정되게 운영되기를 바랬다. 연고지 및 드래프트 등 현대를 비롯한 야구계 현안들이 잘 해결되고 팀의 주인이 확실하게 정해져 안정된 기반 위에서 팀이 운영되기를 기대했다.
김 감독과 선수들의 바람처럼 22일 오전 열리는 한국야구위원회(KBO) 긴급 이사간담회에서 현대 문제를 해결 방안을 내놓을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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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유니콘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