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수정이 오는 7월부터 공영방송인 KBS에서도 출연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SBS TV 금요드라마 ‘소금인형’(박언희 극본, 박경렬 연출)으로 어렵게 안방으로 돌아온 황수정으로서는 일이 저절로 술술 풀리는 셈이다. 지난 5년의 세월을 참회하는 통한의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았지만 출연한 드라마는 평균작은 해내고 있고 그녀를 옭매고 있던 족쇄들은 하나 둘씩 풀려간다. 황수정으로서는 이보다 더 좋은 결과가 있을 수 없다.
그런데 ‘소금인형’은 뭔가. 시청자들은 물론, SBS 드라마국 자체에서도 반대가 극심했던 황수정을 캐스팅한 ‘소금인형’은 어떤 소득을 얻고 있을까. 황수정 캐스팅을 통해 찾고자 했던 것이 있었을 텐데 그 효과는 보고 있는 지 의문이다.
시청률 추이를 한번 보자. 지난 1월 12일 첫 방송된 ‘소금인형’ 1회분은 AGB닐슨미디어리서치 집계 결과 전국 시청률 13.3%, 2회분은 16.8%를 기록했다. 그리고 2주째 방송이 지난 19일 나갔다. 3회분은 13.5%, 4회분은 18.0%였다. (TNS미디어코리아는 1, 2회 14.2%, 15.3%, 3, 4회는 13.0%와 16.6%로 각각 집계했다.)
직전 금요드라마였던 ‘마이러브’의 시청률을 보자. 작년 10월 27일 첫 방송된 ‘마이러브’ 1, 2회는 10.0%(이하 AGB닐슨), 16.1%를 각각 기록했다. 1주일 뒤인 11월 3일 방송된 3, 4회는 12.2%와 15.9%를 기록했다. ‘마이러브’는 최근 방송된 금요드라마 중에서 비교적 조용히 지나간 작품이다. ‘마이러브’가 보인 시청률 추이나 ‘소금인형’이나 거의 차이가 없다.
성공작으로 꼽히는 ‘내사랑 못난이’와 비교해 보자. 작년 8월 11일 첫 방송된 ‘내사랑 못난이’ 1, 2회는 12.6%, 16.9%를 기록했고, 8월 18일의 3, 4회는 14.3%, 19.2%로 뛰어 올랐다. ‘소금인형’보다 훨씬 빠른 반응이었다. 황수정만큼 화제의 인물이 될만한 주인공도 없었고 ‘소금인형’처럼 자극적인 소재도 없었지만 시청자들의 호응은 뜨거웠다.
시청률이 숫자일 뿐이라면 시청자들의 반응은 어떤가. 엉뚱하게 배우 황수정의 연기력 논란이 일고 있는 실정이다. 5년의 공백 때문이라고 하기에는 논란이 너무 본원적이다. 캐릭터 논란이 아니라 연기력 논란이라니…. 드라마 내용도 물론 문제가 많다. 돈 때문에 남편의 친구가 동침을 요구하고 또 그 요구에 응한다는 설정은 납득하기 어렵다.
딱히 눈에 띄는 시청률을 얻은 것도 아니고, 드라마 내용이 시청자들의 공감을 크게 사는 것도 아니라면 도대체 ‘소금인형’은 왜 황수정에게 그토록 매달려야 했을까. 금요드라마라는 시간대는 굳이 황수정이 아니어도 SBS가 충분히 경쟁력을 갖고 있는 블루오션이다. 왜 그런 황금시간대에 위험한 선택을 강행해 방송사 이미지만 떨어뜨리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
배우 황수정이 아니면 아무도 해낼 수 없는 그 무엇이 있어야 했는데 아직은 그 이유가 그렇게 대단해 보이지 않는다. 황수정에게 면죄부만 줬다는 생각밖에는. 상업방송인 SBS야 그렇다 치고 그걸 따라 하려는 KBS는 또 뭔지 뜨악하다. KBS는 반드시 황수정이 아니면 안 되는 그 대단한 무엇을 마련해 놨을까.
100c@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