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명불허전이다.
'제2의 류현진'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SK 와이번스의 고졸 좌완 투수 김광현(19)이 지난 21일 일본 고지 캠프에서 열린 시뮬레이션 게임서 프로 입단 후 처음으로 실시한 실전 피칭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날 시뮬레이션 게임에 4명의 투수 중 3번째로 등판한 김광현은 비가 오고 추운 날씨 속에서도 좋은 투구 내용을 선보였다. 총 10명의 타자를 상대해서 마지막 타자인 강혁에게만 좌전안타를 허용했을 뿐 9명의 타자들을 모두 범타로 처리하며 코칭스태프의 기대에 부응했다.
특히 이날 김광현은 직구만 던져 쟁쟁한 선배들을 제압하는 기염을 토했다. 범타로 처리한 선수들이 김재현을 비롯해 박재홍, 이진영, 박경완, 정근우 등 공격력이 강하고 최근 페이스가 좋은 팀의 주축 선수들이라서 그 의미가 남달랐다.
김재현과 박경완은 이전 타석까지 각각 1개와 2개의 홈런을 기록하고 있었고 이진영도 다음 타석에서 큼지막한 130m짜리 홈런을 때리는 등 다들 타격감이 좋은 선수들이었지만 김광현 앞에서 맥을 추지 못한 것이다.
정근우는 김광현을 상대해본 후“광현이는 공을 3층 높이에서 던지는 것 같다”며 혀를 내둘렀고 박경완은 “각이 좋고 볼끝이 살아 있어 타이밍 잡기가 쉽지 않았다”고 후배의 첫 실전 피칭을 평가했다.
김광현은 투구 후 “날씨가 추워서 던지기 힘들었는데 100%는 아니지만 그래도 마음먹은 대로 공이 잘 갔다. 쟁쟁하신 선배님들을 상대해서 긴장도 많이 했지만 좋은 경험이었다”고 소감을 밝히면서 “현재 컨디션은 70~80% 정도다. 앞으로 부족한 부분을 좀 더 보완해서(제구력) 더 좋은 투구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 고 말했다.
올 시즌 강력한 신인왕 후보인 김광현이 첫 실전피칭에서 부터 괴물의 본성을 드러내며 돌풍을 일으킬 태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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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에서 첫 실전 피칭을 갖고 있는 김광현=SK 와이번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