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 미들스브러행 의미와 과제는?
OSEN 기자
발행 2007.01.23 10: 30

이동국(28)이 미들스브러로 완전 이적했다.
그동안 이동국의 이적을 놓고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특히 포항의 경우에는 이적료 문제와 관련해 팬들의 우려섞인 목소리를 듣기도 했다. 하지만 포항이 이적료 없이 보내기로 통 큰 결정을 내리면서 한국인 4호 프리미어리거가 탄생했다.
이번 이적의 의미와 남은 과제들에 대해 생각해보기로 하자.
▲ K리그 활약을 바탕으로 빅리그 직행한 첫 케이스
그동안 한국 선수들은 네덜란드나 벨기에 등을 통해 빅리그로 진출했다. 지난 2002년 월드컵 후 이천수가 바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로 이적했지만 이는 대표팀과 월드컵에서의 활약 때문이지 K리그에서의 활약이 우선시 되지는 않았다.
따라서 이동국이 K리그의 활약을 인정받아 빅리그로 향했다는 것이 큰 의미를 가진다. 그만큼 K리그의 위상이 올라갔음이 확인된 것이다.
또한 이것으로 한국 선수들의 J리그 진출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많은 유망주들이 J리그 진출을 꾀하면서 일본 활동을 발판으로 삼아 유럽에 진출하겠다는 명분을 달았다. 하지만 K리그에서도 빅리그로 진출할 수 있는 만큼 이제는 그러한 이유가 힘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
▲ 제대로 된 가치는 평가받았는가?
K리그에서 빅리그로 직행했다고 해서 마냥 기뻐해서는 안된다. 비록 이동국이 미들스브러로 이적하기는 했지만 제대로 가치 평가를 받았냐는 것은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이다. 만약 이동국의 계약 기간이 2달이 남은 것이 아니라 1년이나 2년이 남아있었더라면 미들스브러가 이적을 제시했을까라는 것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
즉 어찌 보면 이동국의 계약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아 미들스브러 입장에서는 싼 값에 좋은 선수를 영입할 수 있었기에 이적을 결정한 것으로도 생각할 수 있다. 이같은 선례는 향후 한국 선수가 K리그에서 빅리그로 바로 진출할 때 두고두고 잣대로 쓰일 것이다.
▲ 이동국의 활약이 과제
이동국이 잉글랜드에서 맹활약한다면 이같은 우려는 쓸 데 없는 걱정으로 남게 될 것이다. 비록 처음에는 저평가되었지만 그가 좋은 활약을 보인다면 유럽에서도 K리그를 보는 시각이 달라질 것이기 때문.
물론 당장 이동국에게 맹활약을 기대하지는 말자. 세리에A를 호령했던 안드리 셰브첸코(첼시)도 잉글랜드에서의 첫 시즌인 올해 적응에 힘들어 하며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여러 선수들이 첫 시즌 적응 문제로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을 보면 이동국 역시 적응기를 거칠 것이고 팬들과 언론은 시간을 가지고 그의 성장을 지켜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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